미국·영국 등 5개국 정보기관장 첫 공개 회동
주미 중국대사관 "근거없는 주장…지재권 보호 전념"
'파이브아이즈' 정보수장들 "中 첨단기술 절도, 세계 혁신 위협"
미국 주도의 기밀정보 공유 동맹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국가의 정보 수장들이 중국의 첨단기술 절도 행위가 전 세계 혁신을 위협하고 있다고 한목소리로 경고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파이브 아이즈 5개국 정보기관장들은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에서 열린 '신흥기술·보안혁신 회의'에서 중국이 인공지능(AI), 양자기술, 로봇공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밀을 훔치고 있다며 이같이 경고했다.

크리스토퍼 레이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중국은 오랫동안 사이버 침입, 인적 정보 작전, 겉으로는 무해해 보이는 기업투자·거래 등 거미줄 같은 기술들을 모두 동원해 기업들을 표적으로 삼아왔다"며 "그 거미줄 가닥들은 더 뻔뻔하고 위험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레이 국장은 "우리 5개국 정보기관장이 공개적으로 함께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는 (중국의) 전례 없는 위협에 맞서기 위한 전례 없는 사건"이라며 "혁신 보호와 관련한 모든 대화에는 중국 정부라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중국이 다른 모든 주요국을 합친 것보다 더 큰 해킹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으며 어느 나라보다 많은 개인·기업 데이터를 훔쳤다면서 "AI 기술이 (중국의) 위법행위를 증폭시키는 수단이 될 가능성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마이크 버지스 호주안보정보원(ASIO) 원장도 "중국 정부는 인류 역사상 가장 지속적이고 규모가 크며 정교한 지식재산 및 전문지식 도용에 관여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버지스 원장은 지난달 중국이 유명 호주 연구기관에 연구원을 잠입시켜 기밀을 빼내려는 시도를 적발한 사례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모든 국가가 스파이 활동을 하고 있으며 자국의 이익을 위해 혁신하려는 중국의 의도는 전적으로 적절한 것이지만 "우리가 여기서 언급하는 (중국의) 행태는 전통적인 스파이 행위를 훨씬 넘어선 것"이라고 강조했다.

켄 매컬럼 영국 국내정보국(MI5) 국장은 은밀한 중국의 활동에 대한 MI5의 조사가 2018년 이후 7배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데이비드 비뇨 캐나다보안정보국(CSIS) 국장은 중국이 서방 정보당국의 단속 노력에 계속 적응해 점점 더 은밀하고 미묘한 방식으로 스파이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앤드루 햄프턴 뉴질랜드 안보정보국(SIS) 국장 역시 기업인들이 중국과 관련한 이러한 도전 과제를 "분명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류펑위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우리는 중국에 대한 근거없는 주장과 비방에 단호하게 반대한다"며 중국은 지식재산권 보호에 전념하고 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FBI의 초청으로 이번에 처음 열린 신흥기술·보안혁신 회의에는 5개국 정보기관장 외에 기업가와 정부·학계 관계자들이 참석해 자국 내 민간 부문에 대한 정보위협 동향을 설명하고 집단안보를 위한 민간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5개국 정보 수장의 공개 회동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FBI는 설명했다.

'파이브아이즈' 정보수장들 "中 첨단기술 절도, 세계 혁신 위협"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