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NL 강용석 나이트 라이브' 영상 캡처
사진='KNL 강용석 나이트 라이브' 영상 캡처
유튜버 김용호씨(47)가 사망 전 남긴 유언 형식의 영상에서 "가족 등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사라지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12일 경찰 등에 따르면 김씨는 이날 낮 12시 45분께 부산 해운대구 한 호텔 지상 4층 테라스 공간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김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사망 직전 김용호가 강용석 변호사와 함께해온 유튜브 채널 'KNL 강용석 나이트 라이브'에는 '[긴급] 여러분 도와주세요. 김용호 부장을 찾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48분 가량의 영상에는 김용호의 음성만 담기고 화면은 검게 처리됐다. 현재 이 영상은 삭제됐다.

영상에서 김씨는 "그동안 저 때문에 걱정 끼쳐드리고 실망 드린 것 같아 죄송하다"며 "지금 부산에 있다. 재판이 있어서 부산에 왔다. 결과가 안 좋다. 변호사는 무조건 무죄라고 했다. 판결 선고할 때 황당했고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 생각을 해보니 결과적으로 제가 잘못했다. 자기 관리를 못했다. 설명해봤자 구차한 변명일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잘못한 부분을 오해받는 건 힘들지만 내가 책임져야 하는 게 있다면 내가 안고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씨는 "이제 나는 사라지겠다. 나는 내 역할을 다하고 간다. 살아남은 사람은 잘 살아야 한다. 나는 잊어주고, 용서해주고, 이해해달라"고 강조했다.

김씨는 지난 2019년 7월쯤 부산 해운대구에 위치한 한 고깃집에서 여성을 강제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전날 부산지법 동부지청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받았다. 그는 연예인들을 협박해 수억 원을 받아낸 공갈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있었다.

기자 출신인 김용호는 김세의 전 기자, 강용석 변호사와 '가로세로연구소'(일명 가세연)를 함께 하고 유튜브 채널 '연예부장 김용호'를 운영했다. 최근 강 변호사와는 유튜브 채널 'KNL 강용석 나이트라이브'를 운영해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 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 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