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ESG] ESG 정보공시 Q&A ①

Q. 최근 ESG 정보 공시와 관련해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와 유럽재무보고자문그룹(EFRAG) 표준이 발표되어 적용이 임박한 상황입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은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요?

A. 최근 ESG 공시 법제화가 진행됨에 따라 상장사 경영진과 담당자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금융위원회가 2025년부터 ESG 공시를 의무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그동안 상장기업이 글로벌 리포팅 이니셔티브(GRI) 기준에 맞춰 자율적으로 작성해온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도 공시 표준에 따라 항목·방식·시기가 정해지고, 제3자 외부기관의 감사를 받아 공시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가올 ESG 공시 법제화에 대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회사의 메인 비즈니스에 대한 ESG 경영전략을 수립하고, 이에 대한 재무정보 기반의 ESG 공시 체계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우선 과학 기반의 적극적이고 실행 가능한 탄소감축 전략을 만들어야 합니다. 과거 ESG 투자자는 투자 대상 회사의 탄소배출량 관리 체계와 전년 대비 감축 수준 등을 단순 분석해 투자 의사결정에 반영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과학 기반 시나리오 분석을 통해 넷제로 목표를 적극적으로 설정하고 있는지, 감축 경로별 적용 기술과 투자 계획이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적용 가능한지, 매년 계획대로 탄소감축량이 잘 관리되고 있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분석합니다. 탄소 전략이 기업 재무 성과에 가장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택소노미와 지속가능 개발 목표(SDGs)적합성을 높이는 것도 필요합니다. 기업의 메인 비즈니스가 상당 부분 녹색 경제활동으로 분류되고, SDGs에 부합한다면 더 많은 투자 기회가 발생합니다. 글로벌 ESG 분석 기관은 매출액, 시설투자(CAPEX), 운영비용(OPEX)을 기준으로 택소노미와 SDGs 적합성 비율을 산정해 평가에 반영합니다.

ESG 공시 체계 구축을 위해서는 연결 기준 ESG 성과 관리가 중요합니다. ISSB 공시기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기존 재무제표 공시와 동일하게 ESG 성과도 종속 회사를 포함한 연결 기준으로 공시하도록 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매출액 대비 탄소배출량을 의미하는 탄소집약도를 산출할 때 별도 기준으로 배출량을 산정하면 분자·분모 범위가 불일치해 왜곡이 발생하고, 해외 자회사의 배출량이 누락돼 그린워싱 우려도 생깁니다.

현재 자본시장에서 기업들은 IR 활동을 통해 분기별 재무 성과와 비즈니스 방향에 대해 투자자와 소통을 강화해 예측가능성을 높이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ESG 공시가 법제화되면 기업 간 비교가능성이 높아져 ESG 전략 목표와 성과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이를 시장과 긴밀하게 소통할수록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실시간 ESG 데이터 관리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입니다.

면밀한 전환(transition) 계획에 따른 재무 성과 개선 효과 수치로 표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최근 글로벌 주요 기관투자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사용하는 ESG 투자전략은 ESG 성과가 개선되는 종목에 투자하는 ESG Improver 전략입니다. 현재 시점에서 메인 비즈니스의 택소노미 및 SDGs 적합성이 다소 낮더라도 향후 중장기적으로 이를 높이는 전환 계획을 면밀히 세우고, 전환 활동 확대에 따른 재무 성과 개선 효과를 수치로 표현하는 것이 좋습니다.
최용환 NH-아문디자산운용 ESG리서치 팀장. 사진 : 본인 제공
최용환 NH-아문디자산운용 ESG리서치 팀장. 사진 : 본인 제공
최용환 NH-아문디자산운용 ESG리서치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