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공기 포집(DAC)'이라는 혁신 기술을 앞세운 미국 석유 대기업 옥시덴탈의 비전이 탄력을 받고 있다. 이 회사는 DAC에 대한 미국 정부의 지원을 이끌어 내는 데 성공했다.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면 기후변화를 완화할 수 있을뿐만 아니라 옥시덴탈의 핵심 사업인 석유 추출에도 도움이 된다
IT 솔루션 기업 루나소프트가 채팅상담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솔루션 해피톡 운영사 엠비아이솔루션과 인수합병(M&A) 계약을 체결하면서 인공지능(AI) SaaS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회사 측은 합병법인의 기업가치가 약 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20일 루나소프트에 따르면 회사는 이번 합병을 계기로 200~3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루나소프트 관계자는 "내년 1분기 클로징을 목표로 복수의 국내외 전략적 투자자(SI) 및 재무적 투자자(FI)와 협의 중"이라며 "합병법인의 기업가치는 약 2000억원으로 평가받을 것으로 예상돼 기업가치 1000억원 이상인 예비유니콘 기업으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양사가 유치한 누적 투자금액을 합산하면 약 350억원 규모다. 지난 17일 루나소프트는 루나소프트를 완전 모회사, 엠비아이솔루션을 완전 자회사로 하는 M&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주식교환계약을 통해 루나소프트는 엠비아이솔루션 주식을 100% 보유하게 됐으며 실제 주식교환일은 12월 1일이다. 이번 합병은 크로스보더 투자 및 M&A 자문사 위더스파트너스가 자문 업무를 맡았다. 내년 상반기 중 루나소프트를 존속법인으로 하는 합병이 완료될 예정이다. 합병법인은 박진영 루나소프트 대표이사와 김범수 신임 대표이사 2인의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된다.비즈메시지, AI 챗봇 등 고객관리 솔루션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두 스타트업이 손잡으면서 AI SaaS 시장의 예비유니콘이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루나소프트 관계자는 "루나소프트와 엠비아이솔루션이 각각 구축해 온 방대한 고객 데이터는 사업 영역 확장의 핵심 역량이 될 것"이라며 "합병에 따른 사업적 시너지로 AI 고객관리 솔루션 시장 1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합병을 계기로 AI 기술 경쟁력을 더욱 강화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엠비아이솔루션은 챗GPT를 이용한 최신 AI 기반 상담 자동화 서비스 ‘hAI(해피톡 AI)’와 AICC(인공지능 컨택센터) 솔루션 상담콜의 ‘ARS Flow builder’를 공개했다. 박진영 루나소프트 대표는 "생성 AI의 확산과 함께 비즈메시지, SaaS, 마케팅 시장이 변곡점에 도달한 상황에서 동반 성장하며 서비스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M&A를 논의해왔다"며 "생성AI 기반의 솔루션으로 해외시장에서 글로벌 AI SaaS 기업들과 경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최근 2년간 5대 은행의 해외 부동산 투자가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17일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국회의원(경기 안양동안갑·정무위원회)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잔액은 2021년 6월말 기준 4조3000억원에서, 2023년 6월말 기준 8조8000억원까지 폭증했다.5대은행 중 은행의 해외 부동산 투자를 주도한 것은 KB국민은행이었다. 국민은행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잔액은 2021년 1조4000억원에서 2년 사이 3조6000억원으로 치솟았다. 뒤를 이어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신한은행, 농협은행이 각각 2조1000억 원, 1조8000억 원, 1조3000억원 순으로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잔액을 유지하고 있다.5대 은행은 또한 같은 시기 해외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와 기업투자도 지속적으로 늘려왔다. 2021년 6월말 5조1000억원이던 5대 은행의 해외 SOC 투자는 2023년 6월말 7조6000억원으로, 해외 기업투자는 2조5000억원에서 7조원으로 각각 약 1.5배, 2.8배 증가했다.금융권 안에서는 고금리 기조가 이어져 해외 부동산 시장 위축이 장기화하면 그만큼 금융권의 손실 확대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민 의원은 “팬데믹 시기 이어진 저금리로 인해 공격적으로 이루지던 금융권의 해외 부동산 투자가 이후 고금리 기조로 전환되며 위기를 맞고 있다”며 “이미 일부 금융사의 홍콩 오피스 빌딩 투자가 손실로 처리되는 등 징후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외국발 부동산대란’을 막기 위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중동전쟁으로 확장하면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란 개입’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면 국제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고,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은 1.7%로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 우려로 지난 13일 국제 유가는 5% 넘게 급등했다. “세계 생산 1조달러 증발 위험”이날 브렌트유 12월 인도분 선물은 5.69% 오른 배럴당 90.89달러로 마감하며 3일 이후 다시 배럴당 90달러대에 진입했다. 5.77% 오른 서부텍사스원유(WTI)와 함께 올 4월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이란의 참전 가능성이 짙어질수록 유가는 가파르게 오를 전망이다. 이날 블룸버그 산하 경제연구소 블룸버그이코노믹스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의 전개 방향을 △이스라엘-하마스 간 국지전 △이스라엘-이란 대리전 △이스라엘-이란 직접전쟁 등 세 가지로 분류하고 각 시나리오가 글로벌 경제에 미칠 여파를 예측했다.최악의 경우는 이스라엘과 이란의 직접 충돌이다. 이란은 산유국인 데다 유사시 세계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 호르무즈해협의 하루 원유 수송량은 글로벌 수송량의 20% 수준이다. 블룸버그는 이스라엘-이란 전쟁이 발발하면 국제 유가가 배럴당 64달러 오르고, 그 여파로 내년 세계 인플레이션율이 1.2%포인트 올라 6.7%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전쟁은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블룸버그는 이스라엘-이란 전쟁 시 내년 세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1%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내년 세계 GDP 증가율 전망치는 2.7%다. 이란이 참전하면 1.7%로 주저앉을 것으로 전망됐다.블룸버그는 “(GDP 증가율 1%포인트 하락은) 세계 생산이 1조달러(약 1355조원)어치 증발하는 경기 침체”라며 “1973년 아랍-이스라엘 전쟁 때 석유 파동으로 촉발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이 명확한 예”라고 설명했다. 당시 아랍 국가들이 이스라엘 우방 국가에 원유 수출을 중단하면서 유가는 1년 만에 네 배가량 올랐다. 월가도 분쟁 확전 대비이란이 직접 참전하지 않으면 전쟁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줄어든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쟁이 가자지구에 국한되면 유가는 배럴당 약 4달러 상승하고, 세계 GDP 증가율은 0.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쟁이 이스라엘 대 헤즈볼라 등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단체로 확장되면 유가는 배럴당 약 8달러 오르고, 세계 GDP 증가율은 0.3%포인트 내려갈 전망이다.월스트리트에서도 분쟁 확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글로벌 경제에 미칠 여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 물가상승률이 다시 오르고, 미국 중앙은행(Fed)의 고금리 기조가 더 장기화할 수 있어서다. Fed 인사들이 기준금리 동결의 배경으로 꼽았던 미 국채 금리 상승세는 중동전쟁 우려로 다시 꺾이는 추세다.‘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간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13일 “지금이 세계에 수십 년 만에 닥친 가장 위험한 시기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이먼 CEO는 JP모간 실적 발표에서 “우크라이나전쟁에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이 더해져 에너지 및 식량 시장과 글로벌 무역, 지정학적 관계에 전방위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탄탄한 노동시장과 높은 미 정부 부채로 인플레이션과 금리가 상승할 위험이 크다”며 “최선의 결과를 희망하지만 여러 경우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