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필리핀에서 열린 HK이노엔의 케이캡 심포지엄 현장.  HK이노엔 제공
지난해 11월 필리핀에서 열린 HK이노엔의 케이캡 심포지엄 현장. HK이노엔 제공
HK이노엔의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차단제(P-CAB)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이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시장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케이캡은 2019년 출시된 대한민국 30호 신약으로, 국내 원외처방실적 기준 소화성궤양용제 시장 1위 제품이다. 국산 신약 중 가장 빠르게 연 원외처방실적 1000억원을 돌파하며, 기존 프로톤 펌프 억제제(PPI)계열에서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차단제(P-CAB)계열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다.

○올해만 3개국에 케이캡 출시

케이캡의 2022년 원외처방실적은 13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3% 성장했다. 글로벌 영토 확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에만 멕시코,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3개국에 현지 출시하는 성과를 거뒀다.

HK이노엔은 신흥 의약품 시장으로 떠오르는 동남아 및 중남미 시장을 적극 공략하며 약 21조원 규모의 글로벌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케이캡의 현지 판매가 시작된 싱가포르는 최근 3년간 의약품 시장의 성장률이 연평균 11%로 동남아 주요 국가 가운데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는 곳이다.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브라질과 5월 현지 출시를 완료한 멕시코는 두 국가 합산 의약품 시장 규모가 약 40조원이 넘는 대형 시장이다. 케이캡은 이로써 P-CAB계열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로서 시장선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케이캡은 현재 해외 35개국에 기술수출 또는 완제수출 형태로 진출해있다. 세계 의약품시장 1, 2위인 미국과 중국에 잇따라 진출한 바 있다. 중국에서는 ‘큰 즐거움을 돕는다’는 의미의 ‘타이신짠’이라는 이름으로 작년 4월에 출시됐다. HK이노엔은 앞서 중국 제약기업인 ‘뤄신’에 케이캡 정제 및 주사제 기술을 이전한 바 있다.

타이신짠은 올해 3월부터 중국 내 의료보험적용의약품으로 등재됐고, 중국 31개 성에 모두 진출하면서 판매 증가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뤄신은 기존 정제에 이어 시장 가치가 더욱 높은 주사제까지 개발 중으로, 중국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을 빠르게 점령하고 있다. 이외에도 몽골, 필리핀 등에 출시됐으며, 지난 7월 품목허가를 승인 받은 페루에서는 연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해외 학회서 효능 알리기

HK이노엔은 또한 해외시장에 케이캡의 위상을 알리기 위해 현지 의료진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학술행사 및 심포지엄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31일에는 싱가포르 현지 출시를 기념해 현지 파트너사인 ‘UITC’가 싱가포르 소화기내과 전문의를 대상으로 케이캡 런칭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국내 및 해외 소화기 석학이 연자로 나서 싱가포르 의료진에게 케이캡의 특장점과 실제 처방 경험을 소개하며, 최신 지견을 나눴다.

지난 7월에도 케이캡의 중남미 시장 파트너사인 ‘카르놋(Carnot)’과 함께 멕시코, 페루, 콜롬비아 등 중남미 의료진을 대상으로 학술행사를 진행했다. 멕시코 현지에서 본격적인 처방이 시작됨에 따라 한국에서의 치료 경험과 P-CAB계열 약물에 대한 지식을 공유하고자 마련된 자리였다.

○처방 영역 꾸준히 확대

케이캡은 복용 후 30분 내에 빠르게 약효가 나타나고, 6개월까지 장기 복용 시에도 유효성 및 안전성을 확보한 점이 특징이다. 같은 계열의 제품 중 가장 많은 5가지 적응증(사용범위)을 보유하고 있다. 케이캡은 정제(25mg, 50mg)와 물 없이 입에서 녹는 제형인 구강붕해정제(25mg 허가, 50mg 출시) 등 다양한 제형 및 용량으로 구성돼 치료환경에서 선택의 폭을 넓혔다.

올해 초 출시한 케이캡정 25mg은 국내 출시된 P-CAB계열 제품 중 유일한 저용량 제품이며, 케이캡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의 처음부터 치료 후 효과 유지까지 처방영역을 넓히고 있다.

곽달원 HK이노엔 대표는 “케이캡은 블록버스터 국산 신약으로서 글로벌 시장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며 “2028년까지 유럽을 포함한 총 100개국에 케이캡을 수출하고, 연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