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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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21~25일) 국내 증시가 조정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중국발 경제 위기와 미국 기준금리 인상 우려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 정책, 중국의 경기 부양책에 주목하라고 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14~18일) 코스피지수는 전주 대비 3.35%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도 3.82% 떨어졌다.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세가 지수를 끌어내렸다. 유가증권 시장에서 기관은 한 주간 1조605억원, 외국인은 1527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1조523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중국발 부동산 리스크로 경기 침체 우려가 부각되며 증시 전반에 하방 압력이 커졌다"며 "미국의 통화 긴축 정책이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도 증시에 악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중국발 악재는 이번주에도 증시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 부동산 회사 벽계원(컨트리가든)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가 고조되는 등 부동산 위기가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주요 경제 지표도 시장 예상치를 밑돌고 있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은 지난 17일 미국 뉴욕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황 연구원은 "중국 부동산 침체가 금융 시장으로 전이될 것이란 우려가 부각되고 있다"며 "중국 관련 종목의 상승 동력이 줄어든 점은 국내 증시에 계속해서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국제 상승하며 한국의 7월 수입물가도 올랐다"며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지속되는 점도 국내 증시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관련 리스크의 영향은 점차 약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15년 위안화의 평가가 절하됐을 때, 인민은행의 개입으로 위안화 약세를 방어한 바 있다"며 "이번에도 중국 당국이 부동산 기업의 연쇄 디폴트를 막고 위안화 환율 약세 흐름을 막기 위해 정책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국이 개입한다고 해서 중국 경기가 근본적으로 개선되진 않겠지만, 증시 하방 압력은 차츰 옅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사진=REUTERS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사진=REUTERS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도 남아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에 관한 언급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잭슨홀 회의가 25~27일 열린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24일 예정돼 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잭슨홀 회의에서 '경제 전망'을 주제로 연설할 계획이다.

나 연구원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공개된 후 금리 인상 우려가 다시 부각됐다"며 "파월 의장의 발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최근 발표된 FOMC 7월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 대부분은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황 연구원은 "이번주 증시는 전반적으로 조정을 겪을 것"이라며 "잭슨홀 회의에서 통화정책 방향이 명확하게 확인된 후 국내 증시의 전반적인 방향도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도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엔비디아는 23일 2024 회계연도 2분기(5~7월) 실적을 공개한다. 앞서 5월 엔비디아가 2024 회계연도 1분기(2~4월) 실적을 발표하며 인공지능(AI)용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을 내놓자 국내외 반도체 업종의 주가가 크게 올랐다.

나 연구원은 "최근 주요 투자은행(IB)은 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가 급증해 엔비디아의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며 "엔비디아가 양호한 실적 목표치(가이던스)를 발표할 경우 국내 반도체 기업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부각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주 살펴볼 주요 경제 지표는 21일 '한국 8월 1~20일 수출입 지표', 23일 '미국 8월 S&P글로벌 제조업·서비스업 구매자관리지수(PMI)' 등이 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