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무탄소 전력, CFE가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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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CFE 포럼을 출범하면서 무탄소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24/7 CFE' 이니셔티브는 원전을 무탄소 에너지로 인정한다는 점에서 RE100의 대안으로 주목 받는다. 그러나 365일 24시간 무탄소 전원 사용을 추구하는 24/7 CFE의 목표 달성이 더 까다롭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경ESG] 이슈 브리핑
최근 재생에너지 조달과 관련해 RE100과 함께 24/7 CFE(Carbon Free Energy)가 주목받고 있다. RE100은 ‘Renewable Energy 100%’의 약어로 규모가 큰 기업을 중심으로 생산 등 비즈니스 활동에서 소비하는 에너지 중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도록 요구하기 위해 결성된 자발적 이니셔티브다. 다국적 비영리단체인 클라이밋그룹과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CDP)가 연합해 2014년 뉴욕 기후주간 행사에서 출범했다.
RE100은 에너지 생산자가 아니라 소비자인 기업을 대상으로 행동 변화를 촉구해 재생에너지 수요 기반의 확대를 목적으로 한다. 재생에너지 가격이 과거 대비 크게 하락했지만, 여전히 비용 면에서 화석에너지 대비 경쟁력을 지니기 어렵기에 비용적으로 다소 열위에 있더라도 기후변화를 억제하기 위해 전력 사용량이 큰 기업들이 수요 기반 확대에 앞장서달라는 요구다. 자발적 참여에 기반하지만, 공급망 상위 기업이나 해외 금융기관의 RE100 가입 요구가 커지고 있다.
365일 24시간 무탄소 전력 사용
24/7 CFE는 24시간 일주일 내내 모든 소비 전력을 무탄소 전력원을 통해 생산된 전력으로 대체하고 정책 설계 및 전력 조달, 공급 등 전반적 전력 그리드 혁신을 통해 전력 시스템의 탈탄소화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결성된 이니셔티브다. 2021년 9월 구글과 유엔 에너지(UN Energy), 지속가능에너지기구(SE4ALL)가 발족했다. RE100이 전력 사용량이 많은 기업의 가입을 통한 재생에너지 수요 기반 확대를 목표로 하는데 비해 24/7 CFE는 전력 공급 기업, 전력 시스템 운영 및 기술 솔루션 기업이 주가 돼 그리드의 탈탄소화를 촉진하기 위해 결성된 이니셔티브다. 구글은 2017년부터 100% 재생에너지 사용을 충족했으나 2030년까지 24/7 CFE 달성을 목표로 제시하며 이를 위한 위한 핵심 요소로
다양한 기술개발과 그리드 탈탄소화, 공공정책의 변화를 강조하고 있다.
2023년 5월 현재 전 세계 409개 기업이 RE100 이니셔티브에 가입했으며, 아시아 157개(38%), 유럽 131개(32%), 아메리카 103개(25%), 오세아니아 18개(4.4%)로 구성되어 있다. RE100 가입 권고 기준은 포춘 1000대 기업 또는 연간 전력 소비량이 100GWh 이상인 기업이지만, ESG에 대한 관심 확대로 가입 권고 기준 외 기업도 다수 참여하고 있다.
24/7 CFE 서명 기관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117개 기관으로 에너지 관련 기술 솔루션업체가 41%(48개)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재생에너지, 원자력 등 기반의 전력 공급사들이 20%(23개)로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RE100과 24/7 CFE에 모두 가입한 기업은 구글, 마이크로소트프, 아이언마운틴 등 3개로, 이들은 모두 RE100에 따른 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달성한 IT 기업이다.
RE100과 24/7 CFE는 공통적으로 무탄소 발전원을 통해 생산된 전력을 사용해 화석연료를 전기 그리드에서 퇴출함으로써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목적을 지니고 있다. 다만 24/7 CFE는 시간 단위 전력 공급·수요 측정 기술에 기반해 전체 전력 사용을 무탄소 발전원을 통해 조달해야 하며, 타임스탬프(시간 단위)가 포함된 재생에너지 공급 인증서만을 인정해 시간 단위 발전원과 발전량 등이 기재되지 않은 일반적 재생에너지 구매 인증서는 상쇄에 활용될 수 없다.
한편 RE100은 기술적 기준 가이드라인을 통해 발전원 허용 범위 중 수력과 바이오매스에 대해서는 제3자 검증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충족할 것을 제시하고 있지만 24/7 CFE는 발전원 등에 대한 별도의 기술적 기준이나 검증 등을 언급하지 않으며, 탄소포집·저장(CCS)도 에너지원으로 언급하고 있다. 구글의 경우 2017년 RE100을 달성했지만, 한 단계 더 나아가 2030년까지 365일 24시간 내내 100% 무탄소 에너지로 모든 사업장과 데이터센터를 운영한다는 목표를 선언했다. 이를 위해 구글은 24/7 CFE 달성 정도를 측정하는 CFE 지수(%)를 만들어 데이터센터별 매시간 단위로 어떤 발전원으로부터 전력을 공급받는지 그리드 믹스를 측정하고 있다. CFE 지수는 전력 사용량 대비 계약된 무탄소 에너지로 조달된 전력의 비율이다. 구글에 따르면 2021년 전 세계 구글 데이터센터의 CFE 성과 지수가 가장 높은 곳은 아이오와주 데이터센터로 24시간 중 97%를 재생에너지를 통해 전력을 공급받고 있다.
2022년, 구글은 2030년 24/7 CFE 목표 달성의 핵심 도구 중 하나인 에너지 추적 및 인증 솔루션 T-EAC(Time-based Energy Attribute Certificate)를 개발했다. T-EAC는 기존 인증서(EAC)에 시간과 시간대별 무탄소 에너지를 통해 생산된 발전량 등이 표시되어 시간 단위로 거래될 수 있도록 하는 인증서 형태다. 기업은 특정 시간에 무탄소 에너지로부터 잉여 전력량이 발생하면 저장을 통해 부족한 시간대에 자가 소비하거나 해당 시간대 잉여분만큼 T-EAC를 발행해 판매할 수 있고, 부족한 시간대는 T-EAC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시간대별 무탄소 에너지에 대한 수요와 공급을 일치시킬 수 있다. 24/7 CFE는 무탄소 에너지원으로 원전 등이 허용될 수 있어 얼핏 이행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이지만, 시간 단위로 무탄소 에너지의 수요와 공급을 단일 전력시장 내에서 완벽하게 매칭하기 위해서는 전력의 생산 및 이동, 소비에 대한 추적이 가능한 형태의 전력망·시스템의 혁신이
요구된다. 이러한 전력 시스템의 혁신은 일부 기업이 개별 단위의 연간 단위 재생에너지 수요를 맞추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광범위한 이슈다.
화석연료 퇴출 위한 대체재 아닌 보완재
국내의 경우 재생에너지 비중이 채 10%도 안 되며, 가격도 높은 상황에서 재생에너지 확대 움직임과 이를 무역에 반영하려는 글로벌 움직임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민간기업 등과 함께 재생에너지 외에도 탄소가 배출되지 않는 원전, 수소 등을 포함한 무탄소 에너지를 포함한 사용량을 통해 글로벌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CFE 포럼을 출범했다.
CFE 포럼은 아직 윤곽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시간 단위 무탄소 에너지의 수요와 공급을 일치시키고자 하는 해외의 24/7 CFE와는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이미 상당하고, 그 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에서 재생에너지 비중만을 근거로 무역 압박을 강화하는 것에 대비해 정부와 산업계가 우리의 전반적 입장을 대변하고 해외 바이어 및 국가 등을 설득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포럼의 의의는 충분할 수 있다. 다만 CFE 포럼이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누구를 대상으로 어떤 활동으로 하고,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는 더 지켜보아야 한다.
RE100과 24/7 CFE 등을 통해 알 수 있는 분명한 사실은 탄소중립을 위해 화석연료를 전기 그리드에서 퇴출하려는 움직임이 점차 강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두 이니셔티브는 ’대체재’라기보다는 화석연료 퇴출 목적의 ’보완재’ 개념으로 이해될 수 있다. 원전을 포함해야 하느냐 마느냐에 대한 소모적 논쟁보다는 석탄 에너지를 보다 비용효과적으로 빠르게 퇴출하기 위한 에너지시장의 구조적 개편 방향에 대한 지혜를 모으는 것이 필요하다.
이선경 대신경제연구소 ESG리서치센터장
RE100은 에너지 생산자가 아니라 소비자인 기업을 대상으로 행동 변화를 촉구해 재생에너지 수요 기반의 확대를 목적으로 한다. 재생에너지 가격이 과거 대비 크게 하락했지만, 여전히 비용 면에서 화석에너지 대비 경쟁력을 지니기 어렵기에 비용적으로 다소 열위에 있더라도 기후변화를 억제하기 위해 전력 사용량이 큰 기업들이 수요 기반 확대에 앞장서달라는 요구다. 자발적 참여에 기반하지만, 공급망 상위 기업이나 해외 금융기관의 RE100 가입 요구가 커지고 있다.
365일 24시간 무탄소 전력 사용
24/7 CFE는 24시간 일주일 내내 모든 소비 전력을 무탄소 전력원을 통해 생산된 전력으로 대체하고 정책 설계 및 전력 조달, 공급 등 전반적 전력 그리드 혁신을 통해 전력 시스템의 탈탄소화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결성된 이니셔티브다. 2021년 9월 구글과 유엔 에너지(UN Energy), 지속가능에너지기구(SE4ALL)가 발족했다. RE100이 전력 사용량이 많은 기업의 가입을 통한 재생에너지 수요 기반 확대를 목표로 하는데 비해 24/7 CFE는 전력 공급 기업, 전력 시스템 운영 및 기술 솔루션 기업이 주가 돼 그리드의 탈탄소화를 촉진하기 위해 결성된 이니셔티브다. 구글은 2017년부터 100% 재생에너지 사용을 충족했으나 2030년까지 24/7 CFE 달성을 목표로 제시하며 이를 위한 위한 핵심 요소로
다양한 기술개발과 그리드 탈탄소화, 공공정책의 변화를 강조하고 있다.
2023년 5월 현재 전 세계 409개 기업이 RE100 이니셔티브에 가입했으며, 아시아 157개(38%), 유럽 131개(32%), 아메리카 103개(25%), 오세아니아 18개(4.4%)로 구성되어 있다. RE100 가입 권고 기준은 포춘 1000대 기업 또는 연간 전력 소비량이 100GWh 이상인 기업이지만, ESG에 대한 관심 확대로 가입 권고 기준 외 기업도 다수 참여하고 있다.
24/7 CFE 서명 기관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117개 기관으로 에너지 관련 기술 솔루션업체가 41%(48개)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재생에너지, 원자력 등 기반의 전력 공급사들이 20%(23개)로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RE100과 24/7 CFE에 모두 가입한 기업은 구글, 마이크로소트프, 아이언마운틴 등 3개로, 이들은 모두 RE100에 따른 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달성한 IT 기업이다.
RE100과 24/7 CFE는 공통적으로 무탄소 발전원을 통해 생산된 전력을 사용해 화석연료를 전기 그리드에서 퇴출함으로써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목적을 지니고 있다. 다만 24/7 CFE는 시간 단위 전력 공급·수요 측정 기술에 기반해 전체 전력 사용을 무탄소 발전원을 통해 조달해야 하며, 타임스탬프(시간 단위)가 포함된 재생에너지 공급 인증서만을 인정해 시간 단위 발전원과 발전량 등이 기재되지 않은 일반적 재생에너지 구매 인증서는 상쇄에 활용될 수 없다.
한편 RE100은 기술적 기준 가이드라인을 통해 발전원 허용 범위 중 수력과 바이오매스에 대해서는 제3자 검증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충족할 것을 제시하고 있지만 24/7 CFE는 발전원 등에 대한 별도의 기술적 기준이나 검증 등을 언급하지 않으며, 탄소포집·저장(CCS)도 에너지원으로 언급하고 있다. 구글의 경우 2017년 RE100을 달성했지만, 한 단계 더 나아가 2030년까지 365일 24시간 내내 100% 무탄소 에너지로 모든 사업장과 데이터센터를 운영한다는 목표를 선언했다. 이를 위해 구글은 24/7 CFE 달성 정도를 측정하는 CFE 지수(%)를 만들어 데이터센터별 매시간 단위로 어떤 발전원으로부터 전력을 공급받는지 그리드 믹스를 측정하고 있다. CFE 지수는 전력 사용량 대비 계약된 무탄소 에너지로 조달된 전력의 비율이다. 구글에 따르면 2021년 전 세계 구글 데이터센터의 CFE 성과 지수가 가장 높은 곳은 아이오와주 데이터센터로 24시간 중 97%를 재생에너지를 통해 전력을 공급받고 있다.
2022년, 구글은 2030년 24/7 CFE 목표 달성의 핵심 도구 중 하나인 에너지 추적 및 인증 솔루션 T-EAC(Time-based Energy Attribute Certificate)를 개발했다. T-EAC는 기존 인증서(EAC)에 시간과 시간대별 무탄소 에너지를 통해 생산된 발전량 등이 표시되어 시간 단위로 거래될 수 있도록 하는 인증서 형태다. 기업은 특정 시간에 무탄소 에너지로부터 잉여 전력량이 발생하면 저장을 통해 부족한 시간대에 자가 소비하거나 해당 시간대 잉여분만큼 T-EAC를 발행해 판매할 수 있고, 부족한 시간대는 T-EAC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시간대별 무탄소 에너지에 대한 수요와 공급을 일치시킬 수 있다. 24/7 CFE는 무탄소 에너지원으로 원전 등이 허용될 수 있어 얼핏 이행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이지만, 시간 단위로 무탄소 에너지의 수요와 공급을 단일 전력시장 내에서 완벽하게 매칭하기 위해서는 전력의 생산 및 이동, 소비에 대한 추적이 가능한 형태의 전력망·시스템의 혁신이
요구된다. 이러한 전력 시스템의 혁신은 일부 기업이 개별 단위의 연간 단위 재생에너지 수요를 맞추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광범위한 이슈다.
화석연료 퇴출 위한 대체재 아닌 보완재
국내의 경우 재생에너지 비중이 채 10%도 안 되며, 가격도 높은 상황에서 재생에너지 확대 움직임과 이를 무역에 반영하려는 글로벌 움직임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민간기업 등과 함께 재생에너지 외에도 탄소가 배출되지 않는 원전, 수소 등을 포함한 무탄소 에너지를 포함한 사용량을 통해 글로벌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CFE 포럼을 출범했다.
CFE 포럼은 아직 윤곽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시간 단위 무탄소 에너지의 수요와 공급을 일치시키고자 하는 해외의 24/7 CFE와는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이미 상당하고, 그 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에서 재생에너지 비중만을 근거로 무역 압박을 강화하는 것에 대비해 정부와 산업계가 우리의 전반적 입장을 대변하고 해외 바이어 및 국가 등을 설득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포럼의 의의는 충분할 수 있다. 다만 CFE 포럼이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누구를 대상으로 어떤 활동으로 하고,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는 더 지켜보아야 한다.
RE100과 24/7 CFE 등을 통해 알 수 있는 분명한 사실은 탄소중립을 위해 화석연료를 전기 그리드에서 퇴출하려는 움직임이 점차 강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두 이니셔티브는 ’대체재’라기보다는 화석연료 퇴출 목적의 ’보완재’ 개념으로 이해될 수 있다. 원전을 포함해야 하느냐 마느냐에 대한 소모적 논쟁보다는 석탄 에너지를 보다 비용효과적으로 빠르게 퇴출하기 위한 에너지시장의 구조적 개편 방향에 대한 지혜를 모으는 것이 필요하다.
이선경 대신경제연구소 ESG리서치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