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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 둘러본 오세훈 "쉴 곳 없는 강남은 도시계획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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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도심 大개조' 선언

    건물 높게 짓도록 용적률 완화
    그 대신 저층부를 녹지로 조성
    "누구나 쉴 수 있도록 만들겠다"
    세운지구 등 모든 재개발에 적용
    녹지 비율 높인 도쿄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5일 현지 관계자와 재개발 과정에서 녹지 비율을 크게 높인 일본 도쿄 미나토구의 상업지구 도라노몬힐즈 일대를 둘러보고 있다. 서울시 제공
    녹지 비율 높인 도쿄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5일 현지 관계자와 재개발 과정에서 녹지 비율을 크게 높인 일본 도쿄 미나토구의 상업지구 도라노몬힐즈 일대를 둘러보고 있다. 서울시 제공
    지난 25일 일본 도쿄 미나토구의 지하철 히비야선 도라노몬힐즈역. 2014년부터 10년간 고밀도 복합개발이 이뤄진 지역이다. 분명 높은 오피스 빌딩과 아파트가 있는데도 지상에는 차가 보이지 않았다. 대신 볼 수 있는 것은 거대한 구릉 형태의 잔디밭과 나무들이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이 지역을 소개한 송준환 일본 야마구치대 교수는 “차가 다니는 길은 우리가 서 있는 잔디밭 아래에 있다”며 “날씨가 좋을 땐 요가 수업이 열리곤 한다”고 설명했다.

    도라노몬힐즈와 같은 회사(모리빌딩)가 개발하고 있는 인근 아자부다이힐즈 지역도 비슷한 모습이었다. 아직 공사가 진행 중이지만 높은 곳에서 내려다봤을 때 보이는 공간은 대부분 푸른 녹지였다. 차량이 다니는 길과 사람이 다니는 길을 분리하고 전체적으로 녹지율을 끌어올린 것이 인상적이었다. 송 교수는 “도쿄 부동산업계에서는 녹지를 많이 볼 수 있는 정도(녹시율)가 10% 올라갈 때 부동산 가격이 13% 상승한다고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광역 개발 촉진해 녹지 확보

    빌딩 빼곡한 서울   사유지 면적을 가득 채우는 방식으로 건물이 지어져 시민들이 쉴 공간이 부족한 서울 테헤란로의 빌딩 숲 풍경.  최혁 기자
    빌딩 빼곡한 서울 사유지 면적을 가득 채우는 방식으로 건물이 지어져 시민들이 쉴 공간이 부족한 서울 테헤란로의 빌딩 숲 풍경. 최혁 기자
    지난 23일부터 일본 도쿄와 요코하마의 도심 재개발 현장을 방문 중인 오 시장은 26일 기자들과 만나 “시민이 쉴 수 있는 공개 공지가 없는 강남은 실패한 도시계획”이라며 서울 도심 ‘대(大)개조’ 구상을 밝혔다. 도쿄처럼 도심 빌딩의 건축물 바닥 면적은 줄이고 대신 용적률을 높여 녹지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녹지생태도심을 조성하기 위해서 높이 제한을 풀고 용적률 인센티브를 줘서 공개 공지를 확보하겠다”며 “지나가다가 누구든 쉬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게 공개 공지인데 강남은 커피라도 사 마셔야 쉴 수 있는 곳을 찾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도심녹지공간 확보 대상으로 서울 종묘에서 퇴계로까지 이어지는 세운상가 일대, 삼성역에서 봉은사역까지 이어지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지역 등을 꼽았다. 도시 개발 과정에서 필요한 공공성을 확보하고 스카이라인의 균형을 맞추는 도시계획을 위한 용적률 거래도 방안으로 제시했다.

    지하철역 주변 등 개발 ‘당근’

    오 시장은 한국과 비슷한 고밀도 상황에서 도심 재개발에 성공한 도쿄를 눈여겨보고 있다. 도쿄는 2000년대 들어 도쿄역 주변 마루노우치 지역 등을 개발하면서 용적률을 1000~1700% 등으로 대폭 높였다. 대신 건폐율은 낮췄다. 건물이 종전보다 ‘한 발짝 뒤로’ 물러나고, 널찍해진 전면부에는 시민의 휴식 공간을 확보했다.

    사거리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는 필로티(기둥)만 남기고 저층부를 좁게 설계해 사람들이 자유롭게 지나다니게 했다. 전체 개발 공간의 40~50%(미드타운 일대 등)를 공원화한 사례도 여럿이다. 공공이 돈을 들여 땅을 확보하는 식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오 시장은 저층부를 대거 녹지화한 도라노몬힐즈와 높은 곳에서 보면 모두 푸른 숲으로 덮인 듯한 아자부다이힐즈 사례를 언급하며 “(삼성동 지역은) 민간에서 개발하는 것이지만, (상부에 정원을 조성하고 시민에게 개방하는) 그런 방향을 참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들이 접근하기 좋은 공간을 용적률과 맞바꿀 수 있다면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의 개발이 한층 촉진될 전망이다. 현재는 용적률·건폐율·고도 등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땅값이 높아도 개발되지 않는 곳이 많다. 용적률 한도까지 꽉 채워서 개발한다고 해도 토지 소유주나 상인 등 이해관계자가 많으면 ‘남는 것(개발이익)’이 없는 경우가 많아서다.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용적률을 더 높일 수 있고, 필요에 따라 유연하게 사고팔 수 있다면 이해관계를 맞추기가 훨씬 쉬워진다.

    도쿄=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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