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제성 "침체, 늦게 와도 온다…주가, 너무 비싸다" [월가 현지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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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증시, 환율, 원자재, 금리 어떻게 될까
feat. 윤제성 뉴욕생명자산운용 CIO
feat. 윤제성 뉴욕생명자산운용 CIO
▶김현석 뉴욕 특파원
월가는 지난달만 해도 올해 1분기에 바닥 새로운 저점을 갱신할 것이다, 이렇게 굉장히 뷰가 안 좋았어요. 전반적으로 좋은 전망을 내놓는 곳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1월 들어서자마자 주가가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진짜 강세장이 시작된 게 아닌가요 이런 의문이 드는데요. 그런 의문을 해소해줄 분을 모셨습니다. 뉴욕생명의 윤제성 최고 투자 책임자가 오셨습니다. Q. 주가 왜 오르나?
▶김현석 뉴욕 특파원
인플레이션이 작년 말부터는 확연히 둔화되고 있어요. 향후 경제에 대해서 좀 긍정적인 시각을 가져도 되지 않겠습니까.
▷윤제성 뉴욕생명 CIO
조금 좋아졌죠. 그래서 연착륙(soft landing) 확률이 높아졌죠. 다만 불경기가 안 온다는 게 아니라 불경기는 사계절 같이 언젠가는 오는데 더 늦춰졌어요. 나는 이코노미스트는 아니지만 제 의견에는 한 3분기에 경기침체가 올 것으로 생각합니다.
경기선행지수(economic indicator) 방향은 꺾이고 인플레이션이 꺾이는 건 좋은 거예요. 그래서 인플레이션이 꺾이면서 Fed가 더 공격적으로 금리 안 올리고 25bp로 올리면서 좀 더 불경기가 늦춰지는 거 맞아요. 고용지표(job date)가 재밌어요. 회사들이 이윤(margin)이 좋다 보니 해고를 주저하고 있어요. 2000년도에 직원들 잘라 버렸다가 다시 고용하고 교육하는데 너무 힘들었던 경험이 있어요. 다시 자른다고? 그래서 버티고 있는 겁니다. 실적이 버텨주니까 직원들 안 자르고 고용이 너무 세고. 이렇게 되면 Fed가 인플레이션 걱정을 계속해야 돼요. 실적이 계속 버틸 수 있을까요. 불경기가 늦춰진 건 맞지만 오는 것도 맞아요. 이렇게 말할게요. 글로벌 금융위기 때 찰리 프린스 시티은행 CEO가 이런 말을 했어요. “As long as the music is playing, we are going to keep dancing”. 음악이 들리는 한, 우리는 계속 춤을 출 것이다란 의미죠. 너무 막 뭐를 벌려놓은 은행들 때문에 경제가 심하게 나빠졌어요. 솔직히 대공황 때도 그랬어요. 그전에 10년 동안을 광란의 1920년대(roaring 20s)로 불러요. 미국이 너무 좋았어요.
미국의 주가수익비율(P/E)이 20배 방향으로 갈까요? 지금 17에서 18로 다시 올라가고 있어요. 그런데 2000년도와 지금이 다른 점은 이거예요. 그때는 경제가 안 좋아서 Fed가 경기부양책을 너무 많이 해서 이렇게 희망을 갖고 가도 되는 때였고, 지금은 꺾이는 방향에서 덜 꺾이고 덜 나쁜 것 때문에 희망을 갖고 주가수익비율을 20을 갖고 간다고? 그건 아니죠.
▶김현석 뉴욕 특파원
이제 단기 트레이딩 차원에서는 살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유하기 위해서 살 타이밍은 아니다. 너무 비싸다?
▷윤제성 뉴욕생명 CIO
트레이딩 하는 증권사에 질문을 했어요. “요즘 누가 주식을 이렇게 사느냐”고. 주요 매수자가 CTA(모멘텀을 추종하는 헤지 펀드)와 개미투자자라고 합니다.
CTA가 쫙 끌고 올라갔다가 먼저 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요. 그럼 CTA가 누구를 끌고 가느냐? 제일 많이 끌려가는 게 개미투자자입니다. CTA가 치고 빠찔 때 눈물 흘릴 사람들이 생길 겁니다.
그러니까 지금은 경기 사이클 후반부이고, 나는 경기침체가 온다고 아직도 믿고 방향은 내려가는 방향이라는 거 믿고 있어요. 이 상황에서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건 권하지 않습니다.
Q. 2월 FOMC에 대한 전망은?
▶김현석 뉴욕 특파원
이제 1월 31일부터 Fed 멤버들이 만나잖아요. 만나서 회의를 해요. 파월의장이 어떻게 할까요?
▷윤제성 뉴욕생명 CIO
윤제성 뉴욕생명 CIO : 솔직히 저한테는 25bp를 올리느냐, 50bp를 올리느냐 이런 거는 재미없어요. 25bp 올릴 겁니다. 3월도 그렇고. 그리고 5월에 한 박자 쉬거나 연속으로 세 번째 올릴 겁니다.
▶김현석 뉴욕 특파원
지금 파월 의장이 무슨 말을 해도 시장이 안믿으려고 해요. 작년 12월 FOMC 발언도 무시하는 분위기였어요. 시장은 최종 금리를 연 4.8~4.9로 생각하는거죠. ▷윤제성 뉴욕생명 CIO
어제 월가의 CIO(최고투자책임자)들과 식사를 했어요. 그 테이블에 누가 앉았냐. 20명이 앉아 있는데 증권사 트레이더, 이코노미스트, CIO, 채권 담당자들이 왔어요. 그래서 우리끼리 조사를 하는 거야. Fed가 기준금리를 50bp 올릴 걸로 생각하는 사람 손 들어. 아무도 없었어요.
그러고 끝에 가서 밥 다 먹고 디저트 먹을 때 다 전망을 한 마디씩 하는데, 거의 다 약세론자였어요. 채권 주식 다 안 좋게 봤어요. 그리고 어떤 여성 참가자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를 연 4% 밑에선 살 필요 없다는 견해를 내놨어요. 금리가 단기간에 너무 떨어진 탓에 다시 오를 걸로 보는거죠. 그렇지만 연 4%쯤 되면 무조건 빨리 사야 된다고 보더라고요.
▶김현석 뉴욕 특파원
그러면 FOMC에서 이번에 25bp 올리고 매파적인 발언을 할 것 같고 3월에도 25bp 올릴 가능성이 굉장히 높고 그다음에 중단을 할 거다 .이게 현재의 윤 CIO님의 뷰(view)군요?
▷윤제성 뉴욕생명 CIO
투자자는 방향을 잡고 가야해요. 틀리든 말든 방향을 잡고 가고, 큰 데이터가 들어오면 당연히 뷰 바뀔 수 있어요. 그런데 중요하지 않은 변화에 왔다,갔다 하면 돈을 못벌어요. 이런 말이 있어요. 황소도 돈을 벌고, 곰도 돈을 벌지만, 돼지는 도살 당한다. 돼지같이 당한단 얘기입니다.
그리고 드디어 JP모건의 마르코 콜라노빅(JP모건 글로벌리서치 헤드)이 약세론자로 전환했어요. 1월 19일 리서치 자료 읽으면요.
▶김현석 뉴욕 특파원
굉장히 안 좋아요.
▷윤제성 뉴욕생명 CIO
아예 이 사람은 이제 미국만 안좋게 보는게 아닙니다. 전세계 시장을 다 안좋게 봐요.
Q. 여전히 주가가 새로운 저점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나?
▶김현석 뉴욕 특파원
앞으로 경기가 꺾일 거고 어쨌든 불황이 올 건데 그러면 주가의 새로운 바닥이 나타날까요? 작년엔 S&P가 3400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셨는데?
▷윤제성 뉴욕생명 CIO
인플레이션과 배당을 고려하면 한 3500정도를 저점으로 봐요. 작년에 100달러가 금년에 한 인플레이션 6% 고려하면 94달러밖에 안 되잖아요. 그걸 감안하면 올해 저점이 3550 정도 되더라고. 배당수익률은 연 2%대. 2.5% 빼고 이렇게 이렇게 계산하면 3400에서 한 3550 정도로 봅니다. 이게 저의 뷰입니다. 이 전망은 틀릴 수 있습니다. 숫자에 집착하지 말고, 어떤 논리로 이렇게 전망하는지를 관심있게 보시기 바랍니다.
기획 한경글로벌마켓
진행 김현석 뉴욕 특파원
촬영·편집 김채은 PD
제작 한국경제신문·한국경제TV·한경디지털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