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무역대표부 "WTO서 국가안보 관련 문제 논의 적절치 않아"
中, 미국의 반도체 수출통제 WTO 제소…"국제무역질서 파괴"(종합)
중국이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통제 조치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의 분쟁 해결절차에 소송을 제기했다.

중국 상무부는 12일(현지시간) 기자와의 문답 형식으로 올린 홈페이지 게시물을 통해 "중국은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및 기타 제품 수출 통제 조치에 대해 WTO 분쟁 해결 메커니즘에 제소했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이어 "미국은 최근 몇 년 동안 국가 안보 개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수출 통제 조치를 남용하고 반도체 등 상품의 정상적인 국제 무역을 방해하고 글로벌 산업망과 공급망 안정성을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국제 경제·무역 질서를 파괴하고 국제 경제·무역 규칙과 기본 경제 규율을 위반하고, 글로벌 평화와 발전 이익을 손상시키는 전형적인 보호무역주의 행태"라고 비판했다.

상무부는 "중국이 WTO에 제소하는 것은 법률 수단을 통해 중국의 우려를 해결하고 자신의 합법적 권익을 수호하는데 필요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미국이 제로섬 게임의 사고를 버리고 잘못된 관행을 적시에 시정하고 반도체와 같은 하이테크 제품 무역 교란을 중단하고, 중국과 미국의 정상적인 경제 무역 거래를 수호하고, 글로벌 반도체 등 중요 산업망과 공급망의 안정을 수호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 10월 고성능 인공지능(AI) 학습용 반도체와 중국의 슈퍼컴퓨터에 사용되는 특정 반도체 칩을 중국에 수출할 경우 허가를 받도록 하고, 미국 기업이 중국 기업에 일정 수준 이상의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했다.

중국 정부는 이런 조치가 공평한 경쟁의 원칙에 위배되고 국제 경제·무역 규칙을 위반한다며 강하게 반발해왔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WTO는 미국이 2018년 국가안보를 이유로 일부 WTO 회원국의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선택적으로 관세를 부과한 것이 WTO 규칙을 위반했다고 판결하고 WTO 안보 예외 조항을 인용한 미국의 항변을 기각했다"며 "안보 예외 조항은 일방주의·보호주의의 피난처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반면 미국 정부는 국가 안보 문제는 WTO에서 논의하기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무역대표부 애덤 호지 대변인은 "우리는 (중국으로부터) 반도체에 영향을 준 미국의 특정 조치들과 관련한 협의 요구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호지 대변인은 이어 "우리가 이미 중국 측과 소통한 바처럼 이들 조치는 국가 안보와 관련된 것"이라며 "WTO는 국가 안보와 관련된 문제를 논의하는 데 적절한 포럼이 아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