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한국전력 등 주요 공공기관 정규직 임직원의 약 30%가 최근 5년 내 새로 뽑힌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 임기에 신규 채용 인원을 급격하게 늘린 결과다. 공공기관의 인건비 부담은 커졌지만, 일부 기관에선 오히려 “숙련도가 낮은 저연차 직원이 갑자기 많아져 업무 효율성이 저하됐다”는 호소가 나온다. 공공기관 방만 경영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이다.

13일 정부에 따르면 코레일은 2017~2021년 5년 동안 1만591명을 신규 채용했다. 현재 인원(지난해 말 기준 3만852명)의 34.3% 규모다. 직전 5년(2012~2016년) 2006명이던 신규 채용 인원이 5.3배로 늘어난 것이다. 지난 5년 동안 새로 뽑힌 직원 일부가 퇴사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전 직원의 약 30%가 입사 6년차 미만이라는 게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국전력은 2012~2016년에 4672명을 신규 채용했는데, 2017~2021년엔 채용 인원을 7719명으로 65.2% 늘렸다. 최근 5년 신규 채용 인원이 지난해 말 기준 총인원(2만3334명)의 33.1% 규모다. 더구나 코레일은 지난 5년 내내 영업손실을 냈고, 한국전력도 5년 중 3년간 적자를 기록했다.

무리한 인력 늘리기는 일부 공공기관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5년간 전체 공공기관이 신규 채용한 정규직은 15만5664명으로, 지난해 말 기준 공공기관 정규직 현원(41만5478명)의 37.5% 수준이다. 공공기관 인건비 총액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기 직전인 2016년 약 21조원에서 지난해 31조원가량으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정부는 방만한 공공기관의 경영 실태를 파악한 뒤 대대적인 개혁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르면 오는 3분기에 개혁 방안을 공개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공공기관은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조직이므로 방만하게 경영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병욱/하헌형/김소현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