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총파업이 7일째로 접어들면서 산업계 피해가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제품이 공장 문을 나서지 못하면서 생산라인이 멈춰 섰고, 유통채널에 쌓아둔 재고도 하나둘씩 소진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이날 오전 7시부터 포항제철소 선재공장과 냉연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출하하지 못한 제품들을 공장 내에 더 이상 둘 공간을 찾지 못하자 고육지책으로 생산 중단 결정을 내렸다. 선재공장은 1선재 공장부터 4선재 공장까지 모든 공장 가동을 멈췄다. 냉연공장은 가전이나 고급 건자재용 소재를 주로 생산하는 2냉연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선재 제품 하루 약 7500t, 냉연제품 하루 약 4500t 등 1만2000t의 생산 감소가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파업이 장기화하면 고로를 꺼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며 “10일간 가동을 멈추면 고로 내부가 식어 균열이 일어나고 재가동에 3~6개월이 걸린다”고 말했다.

시멘트 공장 내 소성로(킬른)도 멈춰 섰다. 국내에서 시멘트 산업이 시작된 뒤 6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소성로는 유연탄과 석회석 등을 용융시켜 시멘트를 만드는 핵심 설비다. 24시간 365일 가동되기 때문에 한 번 멈추면 소성로 한 기당 하루 손실이 2억~3억원에 이른다. 업계에선 지난 7일 운송 거부가 시작된 이후 시멘트 출하가 막히면서 현재까지 시멘트업계의 매출 손실만 900억원, 레미콘 업계는 2000억원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의 건설 현장에서도 철근 등 일반 건설자재 수급이 중단되기 시작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장마철을 앞두고 레미콘 타설을 서둘러야 하는 시기에 파업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여 우려가 크다”며 “파업이 길어질수록 입주 지연 등의 피해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는 파업으로 부품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생산라인의 가동과 중단을 반복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가동률은 지난주 평소의 50% 수준까지 하락했다가 다소 회복된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어 업계의 피해도 계속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국내 공장 세 곳에서 생산하는 타이어가 화물연대 총파업 이후 1주일 동안 전혀 출하되지 않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이날 대전 공장과 금산 공장의 출하량이 각각 50% 정도 될 것으로 예상했다.

전자업계는 에어컨 대란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까지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유통 채널에 쌓여 있던 재고를 활용했지만 이마저도 대부분 떨어졌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가전업계 수요가 몰리면 단가 인상으로 제품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안대규/박신영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