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현대3차 등 7개 노후 아파트 단지가 ‘통합 리모델링’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3차는 일곱 곳 중 처음으로 리모델링 주택조합 설립을 위한 ‘주민 동의율 67%’를 확보했다. 나머지 여섯 곳도 주민 동의율이 절반을 넘어섰다. 총 2000가구에 육박하는 이들 단지는 하반기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아 본격적인 리모델링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문래동 7곳 통합 리모델링…현대3차, 동의율 첫 확보
1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대3차 리모델링 추진위는 최근 조합 설립을 위한 주민 동의율 67%를 채웠다. 작년 7월 추진위를 구성한 지 약 1년 만이다.

추진위 관계자는 “오는 8월께 총회를 연 뒤 영등포구에 조합 설립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했다. 현대2·5차는 동의율이 60%를, 현대1차, 문래현대6차, 문래두산위브, 대원 등은 50%를 각각 넘은 것으로 전해졌다. 통합 리모델링은 각 단지가 조합 설립 등 각종 인허가 절차는 따로 밟되, 동일한 시공사를 선정해 하나의 대단지를 조성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사업 절차가 빠른 단지부터 착공에 들어간다. 추진위 측은 2025년께 착공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1986~1998년 지어진 이들 아파트는 총 1973가구 규모다. 1987년 준공된 현대2차가 390가구로 규모가 가장 크다. 서울 지하철 2호선 도림천역에서 걸어서 5~15분 거리다. 현재 용적률이 최대 328%(대원)에 달해 재건축은 물론 개별 리모델링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자 통합 리모델링으로 방향을 잡았다. 현대건설과 GS건설,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등 대형 건설사가 사업 수주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추진위는 수평, 별동 증축 방식의 리모델링을 통해 가구 수를 최소 총 2212가구로 늘릴 예정이다. 추진위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29가구만 증축하려는 단지가 많다”고 했다. 분양가 상한제는 분양 가구가 30가구 이상인 단지에 적용된다.

리모델링이 가시화하면서 집값도 큰 폭으로 뛰었다. 현대3차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신고가인 9억37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실거래가(7억2500만원, 2021년 5월)보다 2억원 넘게 오른 가격이다.

현대3차 인근 문래 1-4구역에선 재개발도 추진되고 있다. 공장 밀집 지역인 문래동4가 23의 6 일대 9만4087㎡ 부지에 1000가구 이상의 아파트 단지와 지식산업센터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최근 조합 설립 요건인 주민 동의율 75%를 확보해 하반기 조합을 정식 출범시킬 계획이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