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사진 왼쪽)이 세계 각국이 식량 수출 규제나 금지 조치를 풀어줄 것을 촉구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심화된 식량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서다.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응고지 사무총장이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12차 WTO 각료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는 “2008~2009년 식량 위기 때도 주요 식량 생산국들이 수출을 금지하면서 가격이 올랐다”며 “이들 국가들이 곡물 수출 규제를 풀어주면 세계 식량 가격 상승세를 막는 데 크게 기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현재 식량 수출을 규제하거나 금지하는 국가는 30곳 이상이다. 우크라이나는 밀을 비롯해 해바라기씨유 등의 주산국이었으나 전쟁 장기화로 대부분의 식품이 항구에 묶여 있다. 밀 가격이 고공행진하면서 콩과 옥수수, 쌀 등 다른 곡물 가격도 오르고 있다.

식량 가격이 급등하지 각국은 수출 금지령을 내리기 시작했다. 인도는 밀과 설탕 수출을 금지했고, 인도네시아는 팜유 수출을 금지했다. CNBC는 12일 인도가 향후 몇 주 안에 쌀 수출을 금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놨다. 밀의 대체재로 쌀 수요가 증가하면서다. 인도는 중국에 이은 세계 2위 쌀 생산국으로 전 세계 생산량의 23.5%를 담당한다.

식량 위기가 심화되면서 굶주리는 인구는 늘고 있다.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현재 기근이나 기근 직전 상태인 인구는 세계 46개 국가에서 4900만명으로 역대 가장 많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