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칼럼을 통해, 아파트 가격급등으로 매도인이 계약이행을 거부하면서 매수인을 대리하여 매도인에게 통고서를 보낸 케이스를 소개한 바 있다.
[힘이 되는 부동산 법률] 가격급등으로 인한 매도인과의 갈등이 너무 싱겁게(?) 해결된 사연
[힘이 되는 부동산 법률] 가격급등으로 인한 매도인과의 갈등이 너무 싱겁게(?) 해결된 사연
통고서 발송 며칠 후 매도인으로부터 답신 통고서를 받게 되었다. ‘며칠 내로 잔금을 지급해달라. 지급하지 않으면 바로 계약해제하겠다’는 취지였다. 사소한 임차인 도배문제를 이유로 단호하게 이전등기를 거부하던 며칠 전과는 180도 달라진 태도였다. 이런 갑작스러운 매도인의 태도 변화에 의아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필자 명의로 보낸 통고서에 부담을 느낀 것일까 생각했지만 그렇게 볼 수만은 없었다. 매도인 통고서의 전체적인 뉘앙스는 “이전등기하겠다”는 긍정적인 느낌 보다는 “며칠이라는 짧은 시간 내에 잔금지급하지 않으면 계약위반으로 해제하겠다”는 부정적인 느낌이 더 강했기 때문이다. 결국, 가격이 오른 상태에서 계약을 그대로 이행하기는 너무 억울하지만, 사소한 임차인 도배문제를 이유로는 계약해제가 어렵다고 보고, 적법한 이행최고로 인정되는 최소한의 시간을 준 다음 계약해제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매도인 통고서가 변호사 명의로 작성된 것으로도 그런 짐작이 가능했다. 법적으로나 현실적으로 부득이한 판단이었기 때문이다. 임대차보증금을 충당해서 매매잔금을 지급하는 것이 당초 의뢰인의 계획이었는데, 이런 사정을 알고 있던 매도인으로서는 ‘이사 짐을 제대로 풀지도 못한 상태에서 임대차계약이 파기되고 임차인에게 계약금을 반환해버린 상황에서는 짧은 시간 내에 의뢰인의 매매잔금마련은 어려울 것이다’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이런 정황을 설명한 다음, 우려스러운 눈빛으로 ‘며칠 내로 잔금마련이 가능할 수 있을지’를 의뢰인에게 확인했는데, 다행스럽게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 임대차보증금 없이도 급하게 융통할 방법이 있었던 것이다.


매도인의 태도가 다시 바뀌기 전에 상황을 확정시켜두기 위해 통고서 수령한 즉시, 다음과 같은 답변서를 작성해서 발송했다. 잔금지급 가능하니 약속장소와 시간을 알려달라는 취지였다. ‘며칠 내로 잔금지급하면 바로 이전등기해주겠다’고 공언한 만큼 번복되기 전에 기정사실로 해두는 조치를 신속하게 취한 것이다.
[힘이 되는 부동산 법률] 가격급등으로 인한 매도인과의 갈등이 너무 싱겁게(?) 해결된 사연
[힘이 되는 부동산 법률] 가격급등으로 인한 매도인과의 갈등이 너무 싱겁게(?) 해결된 사연
결국 약속한 시간과 장소에서 매도인을 만날 수 있었고 못마땅해하는 매도인에게 잔금을 완납하고 더 이상의 추가 부담없이 무사히(?) 이전등기를 받아올 수 있었다. 아파트 가격이 오른 터라 매도인 통고서를 받기 전에는 의뢰인도 약간의 금액을 추가지급할 마음도 있었는데, 매도인의 잘못된 상황판단으로 어부지리를 얻게 된 것이다. 의뢰인으로서는 너무 다행이 아닐 수 없었고, 매도인은 스스로 자충수를 둔 꼴이 되고 말았다. -이상-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