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사진=한경DB
서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사진=한경DB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서 100억원짜리 펜트하우스 매물이 나왔다. 시장에서는 100억원 호가를 받아줄 수요가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3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전용 179㎡ 펜트하우스 2건이 100억원에 나왔다. 기존에도 호가 80억원 매물이 있었는데, 여기서 가격을 20억원 더 높였다.

펜트하우스는 아파트 최상층을 전부 사용하는 대형 주택으로, 사생활 보호를 중시하는 고액 자산가가 실거주 목적으로 매입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공급 물량도 매우 적어 희소성이 높은 편이다.

개포동 개업중개사는 "동일 면적으로 보면 호가가 80억원 내외인 것도 있지만, 층수나 타입이 모두 다르기에 기준을 삼을 수 없다"며 "펜트하우스 호가는 집주인이 정하기 나름이지만, 통상 85억~90억원에 형성됐다"고 말했다.

이어 "100억원 매물은 다른 매물에 비해 구룡산과 대모산 전망이 잘 나오는 편"이라며 "먼저 전세로 살아보고 매매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도 집주인이 허용하고 있어 문의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전용 179㎡ 펜트하우스 가운데 아직 거래가 이뤄진 사례는 없다. 이달 전용 171㎡ 펜트하우스가 1건 거래됐는데, 실거래가는 56억원이었다.

이번에 등장한 100억원짜리 매물이 거래에 성공할 경우 한강 변 펜트하우스 가격도 껑충 뛸 전망이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234㎡는 지난해 10월 110억원에 거래된 바 있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은 "서울에 신축 아파트가 공급되지 않으니 펜트하우스 공급도 덩달아 줄어들면서 호가가 오르는 모양새"라고 진단했다.

또 "펜트하우스는 상위 1%를 수요층으로 하기에 일반적인 부동산 시장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서도 "개포동에서 100억원 거래가 성사될 경우 한강 접근성이 좋은 펜트하우스 가격도 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펜트하우스는 청약 시장에서도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8월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서 분양한 ‘롯데캐슬 이스트폴’ 펜트하우스 전용 125㎡는 평균 108.5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해 4월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 공급한 ‘동탄파크릭스’ 펜트하우스 전용 110㎡도 경쟁률이 241대 1에 달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