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간편식·레스토랑 '열풍'
식품업계에 ‘비건(엄격한 채식주의) 열풍’이 한창이다. 식품 제조사들이 100% 비건 인증을 받은 메뉴만 판매하는 레스토랑을 연달아 여는가 하면, 대체육 등의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비건 인구는 아직 5%에 불과하지만, 관련 기업들은 수요가 꾸준히 늘 것으로 판단해 앞다퉈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대체육 사업 확대

밀키트 전문기업 프레시지는 채식 브랜드 헬로베지에 대체육을 결합해 간편식 사업을 확대한다고 2일 발표했다. 헬로베지는 프레시지의 자회사 테이스티나인이 올해 초 선보인 채식 전문 브랜드다.

프레시지는 이 브랜드를 활용해 단체급식 등 기업 간 거래(B2B) 사업과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사업을 동시에 확장할 계획이다. 하반기에 대체육을 활용한 김치찌개 된장찌개 간편식을 선보인다. 단체급식 업장과 외식 프랜차이즈에서 활용할 만한 간편식도 개발하고 있다.

신세계푸드도 미래 먹거리로 비건을 점찍었다. 지난해 7월 베러미트라는 대체육 브랜드를 선보이면서 첫 제품으로 슬라이스 햄을 내놓기도 했다.

이 햄은 급식사업의 메뉴뿐만 아니라 계열사인 스타벅스의 비건 샌드위치 ‘플랜트 햄&루콜라 샌드위치’에도 쓰인다. 이 샌드위치는 하루평균 2000개 판매되고 있다.

비건 레스토랑 잇달아 오픈

“비건 음식은 맛이 없다”는 편견을 깨기 위한 마케팅도 활발하다. 주요 식품기업은 레스토랑을 통해 일반 소비자에게 비건 식문화를 소개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비건은 동물성 단백질(유제품 달걀 생선 가금류 등)을 섭취하지 않는 채식주의의 일종이다. 그간 비건 음식은 고기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감칠맛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농심은 지난달 27일 서울 롯데월드몰에 비건 레스토랑 포리스트키친을 열었다. 포리스트키친 내부(위)와 대체육 꼬치가 포함된 대표 메뉴 ‘작은 숲’.  /농심 제공
농심은 지난달 27일 서울 롯데월드몰에 비건 레스토랑 포리스트키친을 열었다. 포리스트키친 내부(위)와 대체육 꼬치가 포함된 대표 메뉴 ‘작은 숲’. /농심 제공
풀무원과 농심은 이 같은 인식을 깨기 위해 지난달 말 잇달아 비건 레스토랑을 열었다. 풀무원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 농심은 잠실 롯데월드몰에 비건 레스토랑 1호점을 냈다.

풀무원은 퓨전한식, 농심은 양식 중심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두 회사 모두 100% 비건 인증을 받은 메뉴로만 구성한 것은 공통점이다. 김성환 농심 외식사업팀 상무는 “새로운 비건 식문화 경험을 제공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J, 식물성 대체유(乳) 공략 나서

우유를 대신할 식물성 음료 시장도 커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두유를 포함한 국내 대체유 시장 규모는 2020년 431억원에서 2025년 668억원으로 연평균 9%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2월 식물성 식품 전문 브랜드 플랜테이블을 선보인 데 이어 2일 식물성 대체유 전문 브랜드 얼티브를 내놨다. 이 브랜드는 CJ제일제당의 사내벤처 프로그램을 통해 발굴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직원 6명이 기획을 맡아 사업화까지 이어진 것이다.

첫 제품은 식물성 음료인 얼티브 플랜트유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미국 유럽 등 선진 식물성 유제품 시장은 대체유를 포함해 브랜드와 제품이 세분돼 있는 데 비해 국내는 시장 형성 초기 단계”라며 “동물성 유제품을 다양한 식물성 제품으로 대체해 얼티브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확장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