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라잉 총사령관에 형사적 책임 물어야"
영국 인권단체, 미얀마 군부 '반인륜 범죄' 증거 ICC에 제출
영국에 근거지를 둔 시민단체가 미얀마 군사정부가 반인륜 범죄를 저질렀다면서 국제형사재판소(ICC)에 관련 증거를 제출했다.

10일 미얀마 현지매체인 이라와디에 따르면 영국의 시민단체인 '미얀마 책임 규명 프로젝트'(MAP, Myanmar Accountability Project)는 군정이 자행한 고문 등 가혹행위가 체계적일 뿐 아니라 정책에 따른 것이라는 여러 증거를 최근 ICC에 제시했다.

MAP 책임자인 크리스 군네스는 "이번에 제출한 증거는 명백히 반인륜 범죄 규정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범죄에 대한 형사적 책임은 결국 군정 지도자인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에게 있다"면서 "그에 대해 체포영장이 발부될 충분한 근거를 마련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ICC는 지난 1998년 채택된 로마 규정(Rome Statute)을 통해 시민들을 상대로 한 광범위하거나 체계적인 가해 행위를 '반인륜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MAP 측은 또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의 미얀마독립조사기구(IIMM)가 군정이 자행한 범죄에 관한 증거 21만여건을 수집했다고 덧붙였다.

IIMM은 지난 2018년 9월 유엔 인권이사회 결의로 구성된 독립 기구로, 미얀마에서 벌어진 국제법 위반 범죄 관련 증거를 수집·분석한다.

앞서 지난 5월 미얀마 군정에 맞서고 있는 민주진영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도 군부의 잔학 행위가 ICC의 심판을 받도록 하기 위해 관련 증거를 수집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얀마에서는 올해 2월 1일 발생한 군부 쿠데타 이후 학살, 고문 등 군경의 잔학 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현지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연합(AAPP)에 따르면 군부 쿠데타 이후 지금까지 1천323명의 시민이 군경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지난 7일에는 중부 사가잉 지역에서 불에 탄 주민들의 시신 11구가 발견됐다는 현지 매체의 보도가 나왔다.

앞서 지난 5일에는 미얀마군 병사들이 최대 도시인 양곤에서 벌어진 반군부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차량을 몰고 돌진해 현장에 있던 시민 5명이 목숨을 잃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