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시범, 대치 미도, 송파 장미 등 대표적인 서울 재건축 단지가 ‘오세훈표 정비사업’으로 불리는 신속통합기획을 적용받는다. 서울시가 사업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대신 인허가 등의 속도를 높여주는 제도다. 재건축 기대가 확산하면서 강남 집값이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는 여의도 시범 등 재건축 단지 일곱 곳과 신당동 236의 100 일대 등 재개발 사업장 두 곳 등 아홉 곳에 신속통합기획을 추가 적용하기로 했다고 18일 발표했다.

여의도 시범 외에 대치 미도, 송파 장미·한양2차 등 굵직한 재건축이 대거 포함됐다. 이들 단지는 오래전부터 재건축을 추진했지만 지구단위계획, 주민 갈등, 층수 규제 등으로 사업이 진척되지 못했다. 대치 은마와 잠원동 신반포2차, 여의도 한양·삼부 등도 신속통합기획을 위한 주민동의서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속통합기획안을 마련하는 데 통상 6개월 안팎의 기간이 소요된다. 이후 정비계획이 입안되면 도시계획위원회, 건축·교통·환경 통합심의를 거쳐 사업계획이 확정된다.

신속통합기획이 확산되면서 재건축 단지가 많은 자치구 집값은 강세다. 한국부동산원이 이날 발표한 11월 셋째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주(지난 15일 기준) 강남구와 서초구 집값은 전주 대비 각각 0.18%, 0.21% 올랐다. 서울 평균(0.13%)을 크게 웃돌았다. 송파구는 0.19%로 전주(0.18%)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강력한 대출 규제 등으로 서울 집값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지만 신속통합기획이 강남 집값을 떠받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재건축 활성화가 공급 확대로 이어져 집값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상미/신연수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