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에서 뒤통수가 붙은 채로 태어난 한 살배기 쌍둥이 자매가 분리 수술을 받고 처음으로 서로를 바라보게 됐다. 장기 일부까지 재건해야 했던 자매는 이스라엘은 물론 해외에서 온 수십 명의 전문가가 참여해 12시간 이상 수술을 받았다.

6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현지 의료진이 이스라엘 최초로 샴쌍둥이 머리 분리 수술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일 이스라엘 베르셰바 소재 소로카대학병원(Soroka University Medical Center) 의료진은 샴쌍둥이 분리 수술에 성공했다.

의료진은 이번 수술을 쌍둥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머리가 붙어있는 쌍둥이는 드문 데다 쌍둥이마다 유합 부위가 달라 수술에 참고할 만한 연구도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정교한 수술을 위해 샴쌍둥이를 본뜬 3D 모델까지 만들어 수차례 시뮬레이션 했고, 수술 당일 두 팀으로 나뉜 의사들은 분리와 동시에 쌍둥이의 두개골을 이식하고, 피부 절제 부위를 봉합했다.

분리 수술이 끝난 후, 태어난 지 1년 만에 서로의 얼굴을 마주본 쌍둥이 자매는 신기한 듯 서로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분리수술 전 뒤통수가 붙어 있던 쌍둥이 자매. /사진=소로카대학병원
분리수술 전 뒤통수가 붙어 있던 쌍둥이 자매. /사진=소로카대학병원
소로카대학병원 소아 중환자실 소장 아이작 라자르 박사는 "단 한번의 실수로 샴쌍둥이의 삶과 죽음이 갈릴 수 있었다"면서 "수술 부위로 주요 혈관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작은 출혈도 치명적 결과를 초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수술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또 "간호사들이 분리된 아기들을 한 침대에 눕히자 쌍둥이 자매는 눈을 마주치고 옹알이를 하며 부드럽게 서로를 만졌다. 아름다운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중환자실에서 진정제를 투여받고 인공호흡기에 의지한 채 수술 후 첫날을 보낸 자매는 안정적인 상태로 수술 다음 날부터 자가호홉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다행이다", "건강하게 자라길 바란다", "너무 뭉클하다" 등의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번 사례처럼 머리가 붙어서 태어나는 샴쌍둥이는 전체의 2~6% 정도로 매우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는 100만명 중 10~20명 꼴로 발생하고 생존율도 희박하다.

두개골 결합 위치에 따라 분리 수술을 시도해 볼 수 있는 경우는 25%에 불과하고, 이마저 수술 과정에서 숨지거나 합병증을 얻는 경우가 많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