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신성 폭발 거치지 않는 중성자별 형성 경로일수도
달과 비슷한 크기에 태양 질량 1.35배 '극단적' 백색왜성 확인
우주를 채우고 있는 별(항성)은 대부분 진화 마지막 단계에서 재만 남은 백색왜성이 된다.

약 97%가 이런 '좀비' 별이 되는데, 가장 작으면서 가장 무거운 백색왜성의 '극단'을 보여주는 별이 새로 발견돼 학계에 보고됐다.

하와이 W. M. 켁 천문대와 외신 등에 따르면 캘리포니아공과대학(Caltech)의 천체물리학자 일라리아 카이아조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지구에서 약 130광년 떨어진 곳에서 관측된 백색왜성 ZTF J1901+1458에 대한 연구 결과를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 발표했다.

이 백색왜성의 지름은 약 4천272㎞로 달(3천475㎞)보다 약간 더 큰 정도지만 질량은 태양의 1.35배에 달한다.

지금까지 가장 작은 백색왜성 기록은 지름 약 4천960㎞의 RE J0317-853과 WD 1832+089가 갖고 있었다.

우주에서 이보다 밀도가 더 높은 천체는 태양의 10배 이상 질량을 가진 항성이 초신성으로 폭발한 뒤 형성하는 블랙홀과 중성자별밖에 없다.

백색왜성은 태양 질량 8배를 넘지 못하는 항성이 맞는 마지막 형태다.

태양도 약 50억 년 뒤에는 적색거성으로 부풀어 올랐다가 표면을 모두 날려버리고 작은 백색왜성으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태양계는 항성이 태양 하나지만 우주에는 동반성(짝별)을 가진 항성계가 더 일반적이며, 이런 항성들은 백색왜성이 된 뒤 서로 다가서며 에너지를 잃고 합체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충분한 질량이 확보되면 이른바 'Ia형 초신성'으로 폭발하고, 이 질량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면 이전 백성왜성보다 더 큰 질량을 가진 새로운 백색왜성이 된다.

연구팀은 ZTF J1901+1458이 후자의 경로를 밟아 극단적 백색왜성이 된 것으로 분석했다.

백색왜성의 합체 과정에서 자기장이 더 강력해지고 자전주기도 빨라지는데, ZTF J1901+1458의 자전주기는 7일, 자기장은 지구의 10억 배에 달하는 것으로 제시됐다.

지금까지 관측된 백색왜성 중 자전주기가 가장 빠른 것은 EPIC 228939929로 5.3분마다 한 차례씩 돌고 있다.

카이아조 박사는 "초신성으로 폭발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질량을 가진 흥미로운 천체"라면서 "백색왜성이 얼마나 작아지고 큰 질량을 가질 수 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ZTF J1901+1458이 중성자별로 진화하기에 충분한 질량과 밀도를 가져, 심(core) 내에서 원자핵 내 양성자가 전자를 포획해 중성자를 형성하면서 심이 붕괴해 중성자별이 될 수도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성자별은 대형 별이 초신성 폭발을 거쳐 형성하는 것으로만 알려져 있었는데, 연구팀의 이런 추정이 맞는다면 폭발 없이 중성자별이 만들어지는 새로운 경로가 확인되는 것이며, 우주에 이렇게 형성되는 중성자별이 많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