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멥신 제공
파멥신 제공
파멥신이 핵심 파이프라인 ‘올린베시맙’의 임상을 전면 중단했다. 수십억, 수백억원이 드는 임상을 무리하게 진행하기보다는 기술이전을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파멥신은 호주에서 진행되고 있던 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mTNBC) 치료제 올린베시맙과 미국 머크(MSD)의 키트루다 병용 임상을 자진 취하하겠다고 29일 공시했다.

파멥신은 2년 전에도 재발성 교모세포종(rGBM)을 적응증으로 미국과 호주에서 진행하던 임상 2상을 중단했었다. 이번 조치로 올린베시맙 임상이 모두 중단됐다.

파멥신은 공시를 통해 “환자 모집의 어려움으로 연구의 장기화가 우려돼 조기 종료를 결정했다”며 “제한된 인력과 비용으로 연구를 지속하기보다는 현재 진행 중인 다른 연구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파멥신은 해당 임상의 환자 모집에 지속적으로 어려움을 겪던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부터 임상 2상에 착수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호주가 3년 가까이 대규모 봉쇄(락다운)되며 환자가 줄었다. 게다가 2019년 10월부터 호주 보건당국이 기존 화학항암제와 키트루다의 병용요법에 대한 보험 급여를 확대하면서 대상 환자를 찾기 어려워졌다. 한 번도 키트루다를 투여하지 않는 환자군이 포함된 임상 설계 때문이다.

유진산 파멥신 최고과학책임자(CSO)는 2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환자 모집은 거의 되지 않고 임상시험수탁기관(CRO)과 임상 사이트 등에 비용만 계속 지불해야 해 고민 끝에 (임상 중단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2상은 가지 않는다’…조기 기술이전으로 전략 전면 수정

이번 결정으로 파멥신은 수십억원 수준의 임상 비용을 절약할 수 있게 됐다. 이 자금은 또 다른 항체 신약 후보물질인 ‘PMC-309’ 임상에 투입할 예정이다.

파멥신은 올해 1월부터 PMC-309의 호주 임상 1a·b상을 하고 있다. 진행성 또는 전이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단독요법과 키트루다 병용요법의 안전성, 내약성 등을 평가한다. 호주 4개 기관에서 6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다.

PMC-309도 임상 결과가 좋더라도 올린베시맙처럼 2상에 자체 진입하지 않고 기술이전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계획이다. 유 CSO는 “PMC-309는 키트루다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몇 안 되는 VISTA 타깃 약물”이라며 “PD-1 타깃 항암제를 보유한 제약사들에 니즈가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VISTA는 종양미세환경(TME)에서 면역 억제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이다. PMC-309는 VISTA 단백질의 활성을 막아 암을 공략한다. T세포 활성화는 물론 선천면역에도 기여해 유망한 타깃으로 여겨지지만 현재 VISTA 타깃으로 임상을 진행하는 곳은 파멥신을 포함해 전 세계 서너 곳뿐이다.

동시에 올린베시맙도 그간의 임상 결과와 특허를 기반으로 기술이전을 추진한다. 유 CSO는 “올린베시맙과 키트루다의 임상 1b상 결과가 좋았고 모든 고형암을 대상으로 병용요법에 대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0년 공개된 임상 1b상 데이터에 따르면 올린베시맙은 재발성 교모세포종과 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에서 1차 평가변수를 충족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안전성뿐 아니라 올린베시맙과 키트루다 병용요법의 시너지 효과가 관찰돼 주목을 받았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이 기사는 한경닷컴의 바이오 뉴스 채널 <한경바이오인사이트>에 2024년 4월 30일 11시13분에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