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는 단체전"…협력사 챙기는 삼성·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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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 상생플랜 가동 잇따라
삼성, 협력사 리스크 통합관리
LG, 안전·ESG 교육 확대
현대重 "협력업체 경영 돕겠다"
납품처 ESG 평가지표 개발 중
해외선 기준 미달땐 거래 끊어
SC "韓 잠재 수출 손실 158조"
삼성, 협력사 리스크 통합관리
LG, 안전·ESG 교육 확대
현대重 "협력업체 경영 돕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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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 "韓 잠재 수출 손실 158조"

“대기업만 잘해선 소용없다”

삼성전자는 협력회사 리스크 통합관리시스템인 ‘G-SRM’을 운영 중이다. 협력사에 문제가 발생하면 즉각 대응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2500여 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스마트공장 구축지원 사업도 ESG 경영과 관련이 있다는 설명이다. 생산 공정을 전산화·고도화하면 ESG 관련 사고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포스코건설도 ‘포스원’으로 불리는 협력업체 정보공유시스템을 구축했다. 포스원의 역할은 G-SRM과 비슷하다. 협력사의 공사계약 내역, 납기 일정 등의 정보를 들여다보고 문제가 될 만한 요소가 있는지를 찾아낸다.
협력사를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업도 있다. LG전자는 지난 9일 250여 개 협력사를 대상으로 안전사고 예방교육을 진행했다. 안전관리 우수 사례를 소개하고 ESG 경영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한 대기업 ESG 담당 임원은 “글로벌 기업은 물론 기관투자가도 개별 기업이 아니라 공급망 전체의 ESG 수준을 평가하기 시작했다”며 “협력사에서 오염물질이 누출되거나 안전사고가 발생해 불이익을 당하는 상황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탄소 못 줄이면 거래처에서 배제”
글로벌 기업들은 국내 대기업보다 단호하다. 자체적으로 ESG 수준을 끌어올리지 못하면 협력업체와의 거래를 끊어버리는 방법으로 ESG 리스크를 회피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은 최근 글로벌 대기업의 지속가능경영·공급망 전문가 4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응답자 중 15%가 “탄소중립 전환 계획에 차질을 줄 수 있는 공급업체와의 거래를 중단하는 작업에 나섰다”고 밝힌 대목이 눈에 띈다.대표적인 사례가 미국의 애플이다. 이 회사는 지난 4월 전 세계 협력업체 110여 곳에서 탄소중립(탄소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한국에서는 SK하이닉스, 서울반도체 등이 탄소중립 협력사 명단에 포함됐다. 이 기업들이 애플과의 거래를 이어가려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계약 대상 기업뿐 아니라 그 회사가 거래하는 공급망까지 들여다본다”며 “국내 대기업 입장에선 싫든 좋든 협력업체의 ESG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SC 측은 탄소를 줄이지 않는 공급업체와 거래를 중단하는 글로벌 대기업의 비율이 2024년 62%, 2025년 78%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움직임의 불똥이 한국으로 튈 수 있다고도 했다. SC는 2030년 한국 공급업체들의 잠재적인 수출 손실 규모가 최대 1425억달러(약 158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수빈/김대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