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지난해 10월 세계 최초로 출시한 2세대 10㎚급 DDR5 D램.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가 지난해 10월 세계 최초로 출시한 2세대 10㎚급 DDR5 D램. SK하이닉스 제공
기업들은 그동안 수익 창출 능력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했다. SK하이닉스는 접근법을 달리한다. 파이낸셜 스토리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통해 기업의 경제적 가치와 이해관계자의 신뢰를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

경제적 가치 창출을 위해 SK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그동안 SK하이닉스는 D램에 편중된 회사였다. 낸드플래시는 세계 5위권으로 흑자와 적자를 반복하는 구조였다.

지난해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사업의 약점을 극복할 계기를 마련했다. 작년 10월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인수하는 계약을 맺은 게 출발점이다. SK하이닉스는 인텔이 보유한 낸드플래시 솔루션 분야의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낸드 경쟁력 강화의 발판을 다진다는 전략을 세웠다.

D램 사업의 강점은 계속 이어간다. D램은 최근 양산을 시작한 LPDDR5 공급을 확대한다. 올해엔 초고속, 고부가가치 D램 제품인 HBM 수요가 2020년 대비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세계 최초로 DDR5 D램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전송 속도가 DDR4(3200Mbps) 대비 최대 1.8배 빠른 ‘4800~5600Mbps’다. 동작 전압은 1.2V에서 1.1V로 낮아져 전력 소비가 20% 줄었다. 칩 내부에 오류정정회로(error correcting code)를 내장해 여러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D램 셀(cell)의 1비트 오류까지 스스로 보정할 수 있다.

SK하이닉스 DDR5를 채용하는 시스템의 신뢰성은 약 20배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전력 소비를 낮추면서도 신뢰성을 대폭 개선한 친환경 DDR5가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과 운영비용을 절감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0년 말 운영을 시작한 경기 이천 M16 팹에는 EUV(극자외선) 노광장비 전용 클린룸이 조성됐다. 10나노 4세대 D램부터 EUV 기술을 적용해 생산할 계획이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사회적 가치 창출도 본격화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사회적 가치 2030’ 로드맵을 발표했다. 사회적 가치 창출을 극대화하기 위한 중장기 추진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전력 소모가 적은 제품 개발에 힘쓰고 반도체 제조 과정 전반에서 친환경 기조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