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고혈압에 걸렸을까?

나는 왜 고혈압에 걸렸을까?

사진 출처 : 한아문화원 http://ktown.com.ar/




나는 고혈압 약을 먹는다. 처음에는 꽤 높은 수치가 나왔지만 약을 먹으면서 안정적으로 변했다. 고혈압이라는 말은 헌혈하는 곳에서 들었다. 그러면서 헌혈을 하지 못했다. ‘이제는 세상이 나의 피도 받아주지 않는 구나‘하는 섭섭함마저 들었다. 그런데 좀 억울했다.

왜 내가 고혈압에 걸렸지?

내가 술을 많이 마시나, 담배를 많이 피나?

술이야 1주에 3-4번정도, 소주는 한 병정도 밖에 마시지 않았는 데 억울해.

담배도 1주에 한 갑정도밖에 피지 않았는 데 억울해.

운동도 나름 열심히 했는 데 억울해.

뭐가 억울해 건강에 나쁘다는 것은 다 했구만?

담배는 하루 한가치야, 그 것도 모닝세리모니 때문에 핀 거니 나름 건강때문이잖아?

남들은 1주에 5-6번, 소주로 두어병씩은 까도 괜찮은 사람 많잖아?

담배도 하루 한 갑펴도 괜찮은 사람 많잖아?

많이 피지도, 많이 마시지도 않는 데 벌써 고혈압에 걸린 것은 억울해 해도 좋지 않나?

그럼 술담배를 줄이면 되지 않나?

그게 더 억울한 게 술담배를 줄여도 쉽게 혈압이 줄어들지 않는다니까?

그럼 운동을 좀 더 열심히 하고 다이어트도 하고 하면 되잖아?

암튼 왜 나는 고혈압에 걸려야 했을까?

술담배를 안했다면 이런 병에 걸리지 않았을까?

밥을 좀 줄여서 먹고, 몸무게를 군대있을 때처럼 유지했으면 괜찮았을까?

식사를 삼시세끼 나처럼 꼬박꼬박 챙겨먹은 사람이 또 있을까?

난 두부를 좋아하는 데, 두부에는 고기처럼 지방이 없잖아?

난 야채를 좋아하는 데, 왜 고기좋아하는 사람처럼 고혈압에 걸려야 해?

의사의 오진은 아닐까?

물어보니 의사는 실실 웃으면서 아니라는 데, 왜 웃을까?

고혈압은 나이 탓도 많다는 데?

나이 탓? 내 나이 이제 50겨우 넘었는 데 무슨 나이탓?

옛날같으면 할아버지도 손주가 주렁주렁 딸린 할아버지였다고?

그나마 다른 병에 걸리지 않고 두 다리 두 팔 잘 움직이는 거 다행으로 여기라고?

아니 내 나이가 벌써 이 병 저 병 다 걸려도 괜찮다는 소리들을 나이야?

그 건 아니지? 내가 이래봬도 엊그저께까지도 이팔청춘이었다구?

그럼 주변에 친구들 중 약 한 가지 안 먹는 사람있나 찾아 보라구?

??????????

그런가?

그런데 왜 하고 많은 병중에 하필 고혈압이야?

다른 병? 어떤 병을 원하는 데? 간암? 심장암? 뇌암? 골수암? 백혈병? 교통사고?

아~ 아냐, 그나마 고혈압이 제일 좋은 것같네. 고마워해야 하나? 고혈압 고마워?

그럼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하지?

잘, 조심해서, 건강하게, 그러다 적당한 때 잘 죽으라고?

그거 무지 어려운 말인 거 너도 알지? 그런데 그렇게 쉽게 그런 말이 나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