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3대 금융그룹인 미즈호파이낸셜그룹의 은행, 증권 본점 직원 4분의 1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수습 이후에도 재택근무를 기본적인 근무형태로 유지한다. 일본의 대형 금융회사가 재택근무를 상시화하는 것은 처음이다.

마이니치신문은 미즈호파이낸셜그룹이 핵심 계열사인 미즈호은행, 미즈호신탁은행, 미즈호증권 등 3개 계열사 본점 직원 1만2000명 가운데 25% 규모를 재택근무 체제로 유지할 방침이라고 28일 보도했다. 사카이 다쓰후미 미즈이파이낸셜그룹 사장은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새로운 일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시간관리나 노동환경을 배려해 신중히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즈호파이낸셜그룹은 지난 4월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긴급사태를 선언하자 본점 총무, 기획 담당 부서직원에 대해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지점 직원들은 교대로 출근하는 방식으로 근무방식을 바꿨다.

앞으로는 재택근무자 규모를 본점 직원의 25%인 3000여명으로 유지하는 대신 도쿄도에 흩어져 있는 3개 계열사의 본사를 내년까지 도쿄역 주변 도보 거리에 있는 오테마치본부와 신마루노우치본부 2곳으로 합칠 계획이다. 재택근무자는 순환제로 정해 업무내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또 재택근무를 하는 직원이 집 밖에서도 일할 수 있도록 기존 지점의 여유공간을 위성사무소로 활용하기로 했다. 미즈호파이낸셜그룹은 올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9개의 위성사무실을 개설한 뒤 수십곳을 추가할 계획이다.

후지쓰, 히타치 등 정보기술(IT)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재택근무를 상시화하는 일본 기업이 늘어나는 가운데 보수적인 금융계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신생 은행은 재택근무를 전제로 신입행원을 채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