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검사 임관식 마치고 이동하는 추미애 장관.사진=연합뉴스
신임 검사 임관식 마치고 이동하는 추미애 장관.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3일 신임 검사 26명을 향해 "검찰은 국민의 인권을 옹호하기 위해 탄생한 기관이고, 검사는 인권 옹호의 최고 보루"라며 "검사는 인권감독관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 장관은 이날 오후 2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신임검사 임관식에서 "검찰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인권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면서 절제되고 균형 잡힌 검찰권을 행사해야 한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또 "외부로부터 견제와 통제를 받지 않고 수사권과 기소권을 함께 행사하면 필연적으로 권한 남용과 인권 침해의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n번방 사건'을 거론하며 "인간의 삶과 존엄성을 짓밟는 범죄가 드러나 크나큰 충격을 줬다"며 "여성 아동 청소년 저소득계층 등 약자의 권익이 침해받는 일이 없도록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했다.

추 장관은 '지기추상 대인추풍'(知己秋霜 待人春風)이라는 한자성어를 언급하며, "스스로에게는 엄격하되 상대방에게는 봄바람처럼 따스한 마음을 가져주면 좋겠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권력기관 개혁은 국민의 열망을 담은 시대적 과제"라며 "검찰에 집중된 과도한 권한은 분산하고 검경이 상호 견제하고 균형을 이뤄 민주적인 형사사법 제도로 가기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렇다고 검찰의 역할이 줄어드는 건 아니다"라며 "여전히 부패·경제·선거 등 중요 범죄에 대해 수사를 하고 경찰의 수사를 통제해야 할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초 추 장관이 '검언유착 의혹' 수사를 둘러싼 검찰 안팎의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을까 하는 추측이 있었지만, 원론적인 당부 수준의 인사말만 하고 자리를 떴다. 추 장관은 임관식 직후 쏟아진 기자들 질문에도 답하지 않았다.

이날 임관식에는 법무부에서 고기영 차관과 심우정 기획조정실장, 조남관 검찰국장 등이 참석했다. 검찰에서는 배성범 법무연수원장과 구본선 대검 차장, 이정수 대검 기획조정부장, 윤대진 사법연수원 부원장 등이 자리했다.

한편 윤석열 검찰총장은 이날 오후 4시30분 대검에서 열리는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당부의 말을 전할 계획이다. 윤 총장은 지난달 2일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후 1주일 만에 대검을 통해 사실상 수용 입장을 밝힌 뒤 현안들에 대해 별다른 의견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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