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과반 지지율’을 잇달아 달성했다. 2016년 대선 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맞붙었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숫자다.

힐러리도 못했는데…바이든 '과반 지지율' 잇따라 달성
트럼프와의 지지율 격차보다 눈여겨봐야 할 기록은 바이든의 50%대 지지율이라고 CNN방송이 7일(현지시간) 평가했다. 바이든은 지난 1주일간 잇따라 나온 여론조사 결과에서 세 차례 50%대 지지율을 달성했다. 워싱턴포스트·ABC방송 조사에서 53%(트럼프 43%), 몬머스대 조사에서 52%(트럼프 41%), NPR·PBS방송 조사에서 50%(트럼프 43%)를 각각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방송이 이날 공동 발표한 조사 결과에선 50%에 육박한 49% 지지율을 확보해 트럼프를 7%포인트 차이로 제쳤다. 2016년 6월 당시 여론조사에서는 클린턴 지지율이 평균 42%에 그쳤고, 50%를 넘는 결과는 하나도 없었다.

바이든이 부동층이나 제3의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층을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는 의미여서 중요한 이정표로 삼을 만하다는 게 CNN의 분석이다. 과거 사례를 보면 1976년 민주당 후보 지미 카터가 대선을 5개월여 앞두고 50%에 달하는 지지율을 보였고 결국 승리했다. CNN은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비율이 평균 54%에 달하는데 그러고도 당선된다면 역사상 최초가 되는 것”이라며 “트럼프가 이미 바이든 편으로 돌아선 유권자 중 일부를 다시 데려오지 못할 경우 재선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바이든 지지율이 높지만 대선 결과는 다를 것이란 반론도 만만치 않다. 4년 전 대선 과정에서도 트럼프는 막판까지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밀렸다. 트럼프는 실제 전국 득표율에서 46.1%를 기록해 클린턴(48.2%)에게 뒤지고도 선거인단이 많이 걸린 주요 경합주에서 이기면서 선거인단 304명(클린턴은 227명)을 확보해 당선됐다. WSJ는 “대선 이슈가 코로나19에서 인종차별로 옮겨갔지만 다시 경제와 보건으로 이동할 수 있다”며 “11월 대선 결과를 예측하는 건 어렵다”고 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