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2주 연기됐다. 고교 3학년 학생들이 수시를 지원할 때 필요한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작성 마감일과 수시 지원 기간 역시 2주 안팎 미뤄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개학이 5주 넘게 연기되면서 기존의 대입 일정을 고수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정부가 내린 결정이다. 대입 일정의 불확실성은 일단 해소됐지만 원격수업 장기화로 인한 학생들의 대입 준비 어려움은 이어질 전망이다.

"학생부에 쓸 내용이 없다"…재수생 웃고, 高3 울고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3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1학년도 대학 입시 일정 조정안을 발표하면서 올해 수능 시험일을 기존 11월 19일에서 12월 3일로 2주 연기한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장기간의 고교 개학 연기와 학사일정 변경에 따른 수험생과 교육현장의 어려움을 완화하기 위한 부득이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수험생과 교사 사이에선 수능을 연기하지 않으면 개학 연기로 줄어든 시간 동안 정해진 양의 내신 진도를 나가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왔는데, 이런 어려움을 수능 연기로 해소하겠다는 의미다.

교육부는 또 수시 학생부 작성 마감일을 기존 8월 31일에서 9월 16일로 16일 미뤘다. 개학 연기로 고3 학생들의 학생부 작성이 부실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조치다. 학생부는 한 학생의 학교생활을 세세히 기록한 것으로 대입 수시 전형에서 당락을 가르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예년까지 학생부는 보통 교사들이 여름방학을 활용해 학생과 상담하면서 작성했는데, 올해엔 개학 연기로 여름방학이 크게 줄어 학생부를 작성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할 것이란 지적이 이어졌다.

학생부 작성을 위한 물리적 시간은 우선 확보됐지만 올해 고3 학생들의 학생부가 부실할 것이란 우려는 여전히 나오고 있다. 교육부가 사실상 ‘무기한’ 온라인 개학 방침을 밝혀 교사가 학생부 작성의 근거가 되는 학생의 학교생활을 관찰할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올해 수시 원서 접수 기간은 9월 7~11일에서 9월 23~29일로 2주가량 연기됐다. 수시 합격자 발표일은 13일 늦춰진 12월 28일이다. 정시 지원을 위한 수능 성적표는 12월 23일 배부될 예정이다. 정시 원서 접수 기간은 12월 26~30일에서 내년 1월 7~11일로 미뤄졌다.

유 부총리는 “수시·정시 추가모집을 포함한 구체적인 대입 전형 일정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전문대학교육협의회와 협의를 거쳐 4월 중에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