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작년에 사상 최대 규모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세계 채권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외화채권 매매 차익이 늘어난 덕을 톡톡히 봤다.

한은이 31일 공개한 ‘2019년 연차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한은의 순이익은 5조3131억원으로 전년(3조2137억원)에 비해 65.3% 늘었다. 작년 순이익은 1950년 한은이 출범한 이후 최대다.

한은 수익 구조는 일반 은행과는 상당히 다르다. 외화자산 운용수익(이자수익·매매차익)으로 이익의 대부분이 발생하고 통화안정증권 이자비용이 주요 지출 항목이다. 한은의 지난해 총수익은 16조4288억원, 총비용은 9조716억원이었다. 전년 대비 각각 18.7%, 22.2% 늘었다.

한은은 지난해 국내외 채권 금리 하락(채권가격 상승)에 힘입어 유가증권매매 이익으로만 5조8274억원을 올렸다. 지난해 원·달러 환율이 상승(원화가치 하락)한 것도 한은 순이익 증가에 도움을 줬다. 한은이 지난해 납부한 법인세는 2조441억원으로 역시 사상 최대였다. 작년 삼성전자(8조6933억원)에 이어 많은 법인세를 납부한 것으로 추산된다.

한은이 보유한 외화자산(국제통화기금 포지션·금·특별인출권 제외)에서 달러화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말 69.1%로 나타났다. 2018년 말에 비해 0.7%포인트 하락했다. 한은 외화자산 가운데 현금성 자산은 4.6%, 직접투자자산이 74.6%, 위탁자산이 20.8%를 차지했다. 상품별로는 정부채 비중이 전년 대비 1.7%포인트 늘어난 44.6%로 나타났다. 정부기관채(15.8%)는 전년 대비 2.2%포인트, 회사채(13.4%)는 0.3%포인트, 자산유동화채(12.5%)는 0.3%포인트 감소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