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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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56·사진)이 책값을 지인에게 대납하게 했다는 의혹에 대해 말맞추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11일 오후 서울동부지방법원 형사11부(부장판사 손주철)는 뇌물수수 등 혐의로 기소된 유 전 부시장의 2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펀드운영사 대표 김모씨(53)는 ‘유 전 부시장이 자신의 책값을 김씨에게 대납하게 했다’는 의혹에 대해 증언했다. 김씨는 “유 전 부시장이 책 구매에 대한 걱정을 했다”며 “제가 저자 사인을 부탁해서 책을 사서 보냈고 다시 찾아온 걸로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누가 먼저 그런 생각을 한 거냐”는 검찰 측 질문에 김씨는 “유 전 부시장이 먼저 이야기한 것 같다”고 답했다. 김씨는 2017년 유 전 부시장의 저서 140권을 직접 구매한 뒤 유 전 부시장에게 보냈다.

김씨는 유 전 부시장의 소개로 한국증권금융과 IBK투자증권의 임원을 소개받았다는 진술도 했다. 검찰 측이 “그 회사 대표를 만나는 게 쉬운 일이냐”고 묻자 김씨는 “쉽지 않다”고 답했다. 이어 “당시 유 전 부시장이 금융위원회 간부였던 만큼 그 분이 보자고 하면 거절하기 어렵지 않았을까 한다”고 말했다. 유 전 부시장은 김씨가 소유한 골프빌리지를 13차례 무상 사용하는 이익을 받은 혐의도 받는다. 이에 대해 김씨는 “누가 먼저 사용 요청을 했는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날 재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우려해 재판장 내 모든 인원이 마스크를 쓴 채 진행됐다. 다음 공판은 오는 16일 열릴 예정이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