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예식·종교활동 등 중단…"가족과 집에서 보드게임"

'집콕', '방콕' 코로나19 공포에 뒤바뀐 주말 일상
'워킹맘'인 A씨는 주말을 앞두고 가까운 문구점에 들러 아이들의 완구를 샀다.

A씨는 "직장 동료와 주말 계획을 이야기하다가 가족끼리 카드놀이를 한다는 말을 듣고 문구점을 찾았다"며 "남편, 두 아이와 집에만 있어야 할 것 같아 보드게임 완구와 슬라임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두문불출하게 된 시민들의 주말 풍경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휴일이면 북적거렸던 광주 유명 관광지나 극장, 사우나 등 다중 이용시설에는 1일 인적이 끊기다시피 했다.

차량 정체가 심했던 예식장 주변도 썰렁해졌다.

'집콕', '방콕' 코로나19 공포에 뒤바뀐 주말 일상
천주교 광주대교구가 1937년 교구 창설 이래 83년 만에 처음으로 미사를 중단하는 등 종교 활동도 사실상 중단됐다.

개신교에서도 대형 교회들은 예배를 취소했으며 일부 소형 교회에만 마스크를 쓴 신도들이 예배에 참석했다.

101주년 3·1절 기념식은 현충탑 참배로 대체됐다.

광주시는 기념식, '민주의 종' 타종식, 포상 전수식을 취소했다.

기념 성명에는 코로나19가 등장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기념 성명에서 "다 함께 모여 3·1정신을 기억하고 기념할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며 "코로나19 위기를 3·1 독립운동 정신과 하나 된 힘으로 헤쳐나가자"고 밝혔다.

가뜩이나 없던 손님이 더 줄어든 전통시장에서는 집단 방역으로 위기 극복 의지를 다졌다.

광주 상인연합회는 이날을 '소독하는 날'로 정하고 전통시장, 상점가에서 자율 방역을 했다.

양동·대인·남광주·산수·말바우 등 24개 전통시장, 전자의 거리·조선대 장미의 거리·건축자재의 거리 등 특화 거리와 금남·충금지하상가 등 12개 상점가가 참여했다.

박상길(55) 봉선 시장 상인회장은 "2월 이후 손님이 차츰 줄기 시작해 요즘은 평소보다 80%는 줄어든 것 같다"며 "시청에서 방역 활동을 많이 도와주고 임대료를 인하한 건물주도 나타나 금액을 떠나 도우려는 마음에 고마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 마트, 전통시장과는 달리 동네 소형 마트는 타격이 적다는 반응도 있었다.

광주 서구 풍암동 한 동네 마트 관계자는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난 만큼 식자재가 많이 필요해서인지 그래도 걱정했던 것보다는 손님이 덜 줄었다"며 "대형 마트보다 타인 접촉이 적은 동네 마트는 매출 영향을 덜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외출을 자제한 영향인지 수돗물 사용량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시 상수도 사업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1∼26일 광주 3개 정수장에서 정화해 공급된 수돗물은 1천225만6천여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만8천여t 증가했다.

학원, 학교 등에서는 전화나 휴대전화 단체 대화방으로 숙제를 점검하는 게 일상화했다.

한 학부모는 "학원 선생님이 전화로 알려준 과제를 아이들에게 시키기는 하지만 온종일 집에만 있다 보니 코로나19 사태가 빨리 종식됐으면 하는 마음이 더 간절해진다"며 "한편으로는 잠깐의 불편함보다는 전국적인 비상 상황을 극복하는데 각자가 할 수 있는 일이 뭔지 고민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