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시국사건에 연루돼 고문을 받고 옥살이를 한 과거사 피해자의 37년 만의 재심에서 검찰이 무죄를 구형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전날 서울고법 형사13부(구회근 강문경 이준영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재영씨의 재심에서 무죄를 구형했다.

연세대생이던 이씨는 입대 직후이던 1982년 '부산 미국문화원 방화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으로 보안사에 끌려갔다.

그는 22일간 불법 구금된 채 고문을 당했다.

그런데 그사이 이 사건의 주범인 문부식씨가 자수했다.

그러자 보안사는 이번에는 이씨가 소지하고 있던 책들이 이적 표현물이라는 등의 이유를 대며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씌웠다.

이씨는 1982년 2심에서 징역 10개월과 자격정지 10개월을 선고받았다.

이후 대법원에서 상고가 기각돼 복역했다.

올해 8월 서울고법은 이씨의 사건에 대해 재심을 개시하기로 결정했고, 이날 무죄 구형이 이뤄졌다.

이씨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검사가 원심처럼 구형하면 싸우려고 마음먹고 준비해 갔는데, 무죄를 구형하기에 당황했다"며 "변호사도 놀라더라"고 웃었다.

이씨의 선고 공판은 내년 1월 16일 열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