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석 기자
어디든 간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집중탐구! 국내 대표적인 부동산 전문가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님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투자자 입장에서 보겠습니다. 집을 사고 싶으면 더 사도 될까요, 아니면 참는 게 나을까요?
[집코노미TV] "아직도 집값 오른다니, 제정신인가"
▷채상욱 위원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제도가 바뀌지도 않았는데 지금 시점에서 굳이 추가 주택을 매입할 필요가 있겠느냐, 그렇게 생각합니다. 물론 주택가격이 하락했으니 많이 바뀐 것이지만요. 저희는 문지기라는 표현을 써요. 떨어지는 칼날을 잡지 말라는 말이 있잖아요. 그걸 미리 잡겠다는 게 약간 문지기 느낌인데요. 어차피 나중에 좋아질 텐데 굳이 문지기를 오래 설 필요가 있을까, 그런 얘기예요. 그리고 시장을 이기는 정책이 없다고 하긴 하는데 사실 부동산 시장 역시 정책의 영향을 많이 받아왔었거든요. 2016년부터 서울 집값이 올랐던 것도 택지 공급이 감소한 영향이었습니다. 그런 식으로 정책의 효과를 이미 잘 받고 있었죠. ‘9·13 대책’이 어느 정도까지 작동이 된다면 또 다른 정책이 나오겠죠. 그런 걸 보면서 그때에 맞게 대응하는 것도 괜찮은 것 같아요.

언제가 바닥이냐는 질문도 굉장히 많이 받습니다. 그걸 어떻게 알겠어요. 그런데 매수를 하는 기준이 있어야 합니다. 종전 실거래 최고가 대비 15% 빠지면 사겠다, 20% 빠지면 사겠다, 아니면 나는 이 가격이 2018년 1월 가격까지 오면 사겠다 같은 것이죠. 이런 식으로 자기만의 기준을 가지고 행동해야 합니다.

▶최진석 기자
투자자 입장에서는 분양권, 재건축, 재개발 중에는 어떤 게 가장 매력적이라고 보세요?
[집코노미TV] "아직도 집값 오른다니, 제정신인가"
▷채상욱 위원
재건축과 재개발 다 매력이 없죠 지금은. 재건축이 특히 약세를 많이 띄고 있는 게 기간은 길어지는데 보유 부담은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다주택자들 중에서 재건축을 갖고 계시는 분들이 처분하면 가격 하락폭이 커지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이쪽에는 좀 약세가 확연한 겁니다. 지금 보유세를 강화한다는 건 장기간의 투자를 부담스럽게 만들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부동산 역시 단기적인 성과에 집중하도록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더 높아진 거 같아요. 그러니까 어떤 지역이 이렇게 개발한다고 하면 가서 짧은 기간 안에 올리고, 그 다음에 어떤 지역이 또 개발한다고 하면 또 가는 거죠. 종전 부동산 시장은 장기투자가 어느 정도 됐는데 이제는 시장이 좀 바뀌지 않을까, 그래서 약간 우려하고 있습니다. 단기에 과열되고 쉽게 꺼지는 시장이 될까봐.

▶최진석 기자
보유세나 양도세를 절세하는 꿀팁 같은 게 있을까요?
[집코노미TV] "아직도 집값 오른다니, 제정신인가"
▷채상욱 위원
보유세 절세나 양도세 절세는 이제 어려워졌습니다. 다만 여전히 전용 85㎡ 이하, 공시가격 6억원 이하(서울 및 수도권 기준) 주택은 임대사업자 등록을 하는 게 가장 큰 절세 수단이에요. 하지만 정부의 여러 가지 정책 발표를 봤을 때 이런 혜택을 줄여가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번에 세법시행령 개정된 걸 보면 다주택자들에 대한 규제를 점점 강화하고 있다는 걸 확실히 느낍니다. 1주택자에 대한 여러 가지 절세혜택이 있는데 그런 혜택들의 기준을 까다롭게 만드는 것을 보면 실제 1주택자여야만 이런 혜택을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보유 부동산 중에서 전용 85㎡초과나 공시가격 6억원을 넘는 부동산이 있는데 임대사업자 등록을 안 했다면 그런 것들은 처분이나 증여 등을 통해 슬림화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해요.

▶최진석 기자
알겠습니다. 기존의 다주택자 입장에서 보자면 지금이 팔아야 될 시기인가요?

▷채상욱 위원
종전 다주택자들이 가장 어려운 선택을 해야 되는데요. 이렇게 생각하십시오. 2013년부터 2018년까지 거의 예외 없이 올랐기 때문에 대부분의 주택 보유세가 올해 올라가기는 하겠지만 그걸 충분히 낼 만 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이것을 내는 게 정말 극렬하게 부담이 된다면 어쩔 수 없이 처분하셔야죠. 그런데 지금 양도하게 됐을 때는 양도소득세가 너무 커요. 최고 양도세율이 68.2%가 나오잖아요. 그런 세금까지 내면서 양도하기엔 너무 아깝고, 보유세는 그냥 실효세율로 0.6% 정도 낸다면 한 5년 내로는 양도세보다 부담이 훨씬 적거든요. 그래서 다주택자들에게는 되도록 버티라는 말씀을 해드리고 싶은데, 가만히 버티는 게 아니라 그 안에서 나름 순서라든가 증여 등 여러 가지를 하면서 슬림화를 시켜 버틸 필요가 있어 보여요.
[집코노미TV] "아직도 집값 오른다니, 제정신인가"
▶최진석 기자
매각순서를 정한다면 어떤 순서로 정하는 게 좋아요?

▷채상욱 위원
결국 자가 주택은 1주택 비과세 등의 감면 혜택이 크기 때문에 남겨두고 임대주택으로 등록할 것들은 등록해야죠. 그리고 양도세율이 주택수에 따라서 차익이 높을수록 세율 또한 높게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이제 외곽지에 있는 주택부터 정리를 하시는 게 맞죠. 양도차익이 큰 걸 감면받으면 크니까요.

▶최진석 기자
오늘 올해 전망과 시황, 그리고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의 내 집 마련과 갈아타기 전략 등에 대해 아주 깊이 있게 알아봤습니다. 이 부분들 유념하셔서 좋은 전략 세우시길 바랍니다.

기획 집코노미TV 책임 프로듀서 조성근 건설부동산부장
진행 최진석 기자 촬영 신세원 기자 편집 민경진 기자·한성구 인턴기자
제작 한국경제신문·한경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