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월9일 오전 8시47분

한국전력의 자회사인 한국중부발전과 하나은행이 올 들어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각각 그린본드와 지속가능채권을 찍는다.

환경과 사회공헌 관련 투자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ESG(환경·사회적책임·지배구조) 채권 발행이 잇따를 전망이다.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중부발전은 이달 말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3억달러(약 3300억원) 규모의 그린본드를 발행할 계획이다. 만기는 5년 수준에서 검토하고 있다. 최근 외국계 증권회사 몇 곳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발행 절차에 들어갔다.

그린본드는 자금의 사용 목적이 재생에너지, 전기차, 에너지 효율 개선 등 친환경 관련 투자로 한정된 채권이다. 채권을 찍어 마련한 자금을 다른 용도로 쓸 수 없다. 중부발전은 이번 그린본드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을 신재생에너지 관련 투자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하나은행도 이달 말 미국, 유럽, 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에서 5억달러(약 5600억원) 이상의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만기는 5년 수준에서 검토 중이다. JP모간, BoA메릴린치, 미쓰비시UFJ증권(MUFJ)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발행 작업에 들어갔다. 국내 은행의 지속가능채권 발행은 지난해 10월 유럽과 아시아 투자자를 대상으로 3억달러(약 3300만원)어치를 찍은 국민은행에 이어 두 번째다.

지속가능채권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소셜본드와 그린본드가 결합된 채권이다. 하나은행은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청년계층과 중소기업 지원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2013년 수출입은행이 5억달러어치를 찍은 이후 한동안 지지부진했던 국내 기업의 그린본드 발행은 지난해 급격히 증가했다. 지난해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한국수력원자력 LG디스플레이 등 6개 기업이 국내외 채권시장에서 2조1100억원어치를 찍었다. 2013~2017년을 모두 합한 발행 규모(2조1500억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글로벌 그린본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자 국내 기업도 이 같은 흐름에 맞춰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제자본시장협회(ICMA)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그린본드 발행 규모는 2500억~3000억달러로, 전년(1555억달러) 대비 60.7~92.9%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부발전의 글로벌 신용등급은 한국 정부와 같은 ‘AA’(안정적)다.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세 번째로 높다. 하나은행의 등급은 이보다 두 단계 낮은 ‘A+’(안정적)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