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강호 "마약에 취한 광기·욕망…약물처럼 보이게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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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개봉 블랙코미디 '마약왕'서 이두삼 役 송강호
"마약 제조·유통 代父의 몰락…40년전 실화 바탕으로 꾸며
마약 다룬 국내 작품 없어…실감 연기에 다소 어려움
상상력 마음껏 발휘해 대처…내년엔 '나랏말싸미' 준비"
"마약 제조·유통 代父의 몰락…40년전 실화 바탕으로 꾸며
마약 다룬 국내 작품 없어…실감 연기에 다소 어려움
상상력 마음껏 발휘해 대처…내년엔 '나랏말싸미' 준비"
10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모은 영화 ‘택시운전사’ 등에서 평범한 소시민 역을 주로 연기했던 송강호가 돈과 권력을 탐하는 전설의 마약왕으로 변신했다. 19일 개봉하는 ‘마약왕’(감독 우민호)에서 마약 밀매업 바닥에서 시작해 뛰어난 눈썰미와 남다른 손재주로 마약 제조 및 유통업 대부가 되는 이두삼 역을 연기했다. 국내 영화계에서 최고 개런티를 받고 있는 송강호가 욕망에 일그러진 배역을 모처럼 선택한 것. 17일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송강호를 만났다.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도전의식이 생기더군요. 40여 년 전 실화를 바탕으로 인간의 희로애락이나 사회적 흥망성쇠에 대한 강렬한 느낌을 전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이두삼은 마약 밀매업 대부에 만족하지 않고 유명 로비스트 김정아(배두나 분)와 손잡고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브랜드의 마약을 제조해 수출하기 시작한다. 1970년대 수출 지상주의를 내세운 사회적 분위기와 맞물려 성공한 기업인으로 각광받는다. 한 시대의 어두운 이면을 비판하는 블랙코미디다.
“마약왕 스토리가 영화의 본질이 아닙니다. 한 인간의 비뚤어진 욕망과 집착, 파멸을 통해 굴곡진 인생에 대해 얘기하는 작품이죠. 이두삼을 내세워 인간의 끝없는 욕망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두삼은 처음에는 고난을 극복해가는 사업가처럼 보이지만 돈을 번 뒤에는 주변 사람들에게 군림한다. 마약에 취해 군인들과 대치하는 장면에서는 광기로 가득하다.
“연기할 때는 참고할 만한 국내 작품이 없어 어려움이 컸어요. 미국이나 멕시코에는 마약 소재 영화가 많지만 한국에서는 그렇지 않거든요.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실감 나는 연기를 해야 하니까 상상력을 많이 발휘했죠.”
고통스러운 장면도 있었다. 안기부 요원에게 완전히 거꾸로 매달린 채 매질을 당할 때는 무척 아팠다고 고백했다.
“탈골될 가능성이 있어서 거꾸로 매달리는 장면은 사양하는 일이 많아요. 안전장치도 전혀 마련돼 있지 않아 처음에는 당황했어요. 하지만 실감 나는 연기를 위해 세 번 정도 매달린 채 액션배우들에게 매를 맞았는데, 너무 아팠어요. 가짜 몽둥이이긴 하지만 심이 박혀 있거든요.”
그는 이 작품이 마약 소재를 다룬 미드(미국 드라마)와 비슷하다고 판단했더라면 출연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작품을 선택할 때는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작품과 비슷하다고 정의를 내린다면 창의력이 갇혀버립니다. 그렇지만 이두삼이란 인물에 집중하면 새롭고 생명력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연기의 밀도감에 승부를 걸기로 하고 내적 고통과 비뚤어진 집착이 뒤엉켜 사람이 약물처럼 보이도록 연기하는 데 집중했어요.”
2013년 ‘변호인’ ‘관상’ ‘설국열차’ 등 세 편으로 3000만 명을 모은 이후 ‘사도’ ‘밀정’ ‘택시운전사’ 등 줄줄이 대형 히트작에 출연해온 그가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새로운 캐릭터와 내용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선택합니다. 차기작인 ‘기생충’(내년 5월 개봉)은 봉준호 감독과의 인연도 있지만 색다른 이야기에 매료됐어요. ‘나랏말싸미’(내년 7월)는 세종과 사극이란 소재와 장르는 익숙하지만 내용과 서사 방식이 새롭고 메시지도 신선합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도전의식이 생기더군요. 40여 년 전 실화를 바탕으로 인간의 희로애락이나 사회적 흥망성쇠에 대한 강렬한 느낌을 전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이두삼은 마약 밀매업 대부에 만족하지 않고 유명 로비스트 김정아(배두나 분)와 손잡고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브랜드의 마약을 제조해 수출하기 시작한다. 1970년대 수출 지상주의를 내세운 사회적 분위기와 맞물려 성공한 기업인으로 각광받는다. 한 시대의 어두운 이면을 비판하는 블랙코미디다.
“마약왕 스토리가 영화의 본질이 아닙니다. 한 인간의 비뚤어진 욕망과 집착, 파멸을 통해 굴곡진 인생에 대해 얘기하는 작품이죠. 이두삼을 내세워 인간의 끝없는 욕망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두삼은 처음에는 고난을 극복해가는 사업가처럼 보이지만 돈을 번 뒤에는 주변 사람들에게 군림한다. 마약에 취해 군인들과 대치하는 장면에서는 광기로 가득하다.
“연기할 때는 참고할 만한 국내 작품이 없어 어려움이 컸어요. 미국이나 멕시코에는 마약 소재 영화가 많지만 한국에서는 그렇지 않거든요.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실감 나는 연기를 해야 하니까 상상력을 많이 발휘했죠.”
고통스러운 장면도 있었다. 안기부 요원에게 완전히 거꾸로 매달린 채 매질을 당할 때는 무척 아팠다고 고백했다.
“탈골될 가능성이 있어서 거꾸로 매달리는 장면은 사양하는 일이 많아요. 안전장치도 전혀 마련돼 있지 않아 처음에는 당황했어요. 하지만 실감 나는 연기를 위해 세 번 정도 매달린 채 액션배우들에게 매를 맞았는데, 너무 아팠어요. 가짜 몽둥이이긴 하지만 심이 박혀 있거든요.”
그는 이 작품이 마약 소재를 다룬 미드(미국 드라마)와 비슷하다고 판단했더라면 출연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작품을 선택할 때는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작품과 비슷하다고 정의를 내린다면 창의력이 갇혀버립니다. 그렇지만 이두삼이란 인물에 집중하면 새롭고 생명력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연기의 밀도감에 승부를 걸기로 하고 내적 고통과 비뚤어진 집착이 뒤엉켜 사람이 약물처럼 보이도록 연기하는 데 집중했어요.”
2013년 ‘변호인’ ‘관상’ ‘설국열차’ 등 세 편으로 3000만 명을 모은 이후 ‘사도’ ‘밀정’ ‘택시운전사’ 등 줄줄이 대형 히트작에 출연해온 그가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새로운 캐릭터와 내용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선택합니다. 차기작인 ‘기생충’(내년 5월 개봉)은 봉준호 감독과의 인연도 있지만 색다른 이야기에 매료됐어요. ‘나랏말싸미’(내년 7월)는 세종과 사극이란 소재와 장르는 익숙하지만 내용과 서사 방식이 새롭고 메시지도 신선합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