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협동로봇융합연구센터의 강태훈 선임연구원팀이 전 방향 자율주행이 가능한 무인 물류로봇 ‘모바일 워커 로봇’을 살펴보고 있다. /DGIST 제공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협동로봇융합연구센터의 강태훈 선임연구원팀이 전 방향 자율주행이 가능한 무인 물류로봇 ‘모바일 워커 로봇’을 살펴보고 있다. /DGIST 제공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협동로봇융합연구센터의 강태훈 선임연구원은 올해 초 전 방향 자율주행이 가능한 ‘모바일 워커 로봇’을 개발했다. 무인 물류로봇으로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물건의 크기나 무게에 따라 스스로 합체 또는 분체한다. 강 선임연구원은 “여러 종류의 장비를 도입하기 힘든 중소기업에 스마트공장을 구축하도록 도와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DGIST는 지난달 종합물류기기 제조기업인 수성에 2억원을 받고 연구 성과를 넘겨주는 계약을 맺었다.

45년간 지게차 리프트 등을 개발·생산해온 수성의 김대진 대표는 “전통적인 물류기기 개발 노하우와 첨단로봇 기술을 융합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무인 물류로봇 생산과 스마트공장 시스템 공급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구중심대학, 특허·기술이전 약진

[스트롱코리아] DGIST, 로봇융합연구로 특허출원 1위… 서강대, 기술이전 'SKY' 추월
‘2018 이공계 대학 평가’에서 연구중심대학의 특허 및 기술이전 성과가 두드러졌다. 탄탄한 기초과학 연구를 통해 얻은 특허와 기술을 산업 현장에 넘겨 기술 실용화에 앞장서고 있다는 평가다.

특허 출원 부문 1위는 DGIST였다. 지난해 출원한 특허는 274건으로 3년 평균 교수 1인당 특허 출원 및 등록 실적은 13.5건에 이른다. 협동로봇융합연구센터에서만 최근 5년간 20여 건의 학술논문을 발표했다. 국내외 특허 출원 및 등록은 20여 건, 기술 이전은 5건이다. 학교 측은 우수기술의 상용화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2016년 이후 매년 10건 정도를 골라 건별 평균 5000만원 수준의 연구비를 지원하는 ‘시장수요 맞춤기술 업그레이드 사업’을 벌이고 있다.

학생 창업을 늘리기 위해 교과 과정에도 변화를 줬다. DGIST는 올해부터 1년 과정의 ‘비슬 밸리 스타트업 프로그램(BSP)’을 기초학부 정규 교과목으로 편성해 운영 중이다. BSP 수강생은 1학기에는 DGIST의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사업 모델을 수립해 실제 창업을 하고, 2학기에는 직접 투자유치 활동을 하는 등 ‘창업의 기승전결’을 배울 수 있다. ‘기술벤처1’ 과목은 이번 학기 수강생 28명 중 7명이 법인을 세웠거나 진행 중이다.

특허 출원 2위와 3위는 각각 GIST(광주과학기술원) KAIST였다. GIST는 ‘발명인터뷰 제도’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학교 측은 출원할 모든 특허에 대해 기술성, 시장성 등을 평가하고 보완점을 찾아 보충 연구를 권고한다. 출원한 기술 중 매년 사업화 가능성이 높은 50여 건의 기술을 골라 온·오프라인으로 기업에 소개하고 있다.

기술이전 수입액은 GIST, DGIST, 포스텍 세 학교가 각각 1, 2, 3위를 차지했다. 3년 평균 교수 1인당 기술이전 수입액은 GIST가 약 5500만원, DGIST가 약 3060만원이었다. 포스텍의 최근 3년 평균 교수 1인당 기술이전 수입액은 약 1665만원이었다.

◆연세대, 기술지주 매출 1위

지난해 기술지주회사 및 자회사의 총 매출액은 연세대가 308억1925만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서울대(164억3726만원) 고려대(111억3954만원) 서강대(89억1533만원) 순이었다. 기술지주회사는 대학들의 기술이전·사업화를 담당하는 조직이다. 대학의 현금, 현물 출자로 설립되고 기술이전 및 자회사 설립·운영 등을 통한 영리활동을 수행한다. 국내 대학 등에 설립된 기술지주회사는 66곳이다. 기술이전 수입은 서강대가 4위로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를 앞섰다.

연세대는 2011년 세운 기술지주회사 밑에 16개 자회사를 두고 있다. 줄기세포 관련 기술을 보유한 스템모어, 청미래덩굴뿌리라고도 불리는 ‘토복령’ 추출물을 이용해 건강기능식품을 만드는 비다온헬스푸드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라돈 침대’ 등 1급 발암물질 라돈에 대한 사회적 불안이 높아지면서 더밸류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더밸류는 국내 라돈 연구 권위자인 조승연 연세대 환경공학부 교수가 지난 2월 본인의 특허기술을 토대로 설립한 회사다. 지난 11일에는 실내 공기질 관리 전문기업 하츠와 함께 실내 공기질 모니터링 및 라돈 저감 관리 기술 개발, 실용화 사업의 공동 추진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