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18개월 만에 하락세로 반전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이 500억6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 감소했다고 1일 발표했다. 반면 수입은 434억5000만달러로 1년 전 대비 14.5% 늘었다. 무역수지는 66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75개월 연속 흑자다.

수출마저 꺾이나… 18개월 만에 하락세 반전
4월 하락세 전환에도 1~4월 누적 수출은 작년보다 6.9% 증가했다. 또 지난 3월 515억8000만달러에 이어 사상 처음으로 2개월 연속 500억달러를 넘었다.

수출이 하락세로 돌아선 가장 큰 이유는 전년 동기의 수출 호조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작년 4월엔 54억6000만달러 규모의 해양플랜트가 인도됐고 5월 초 장기 연휴에 대비해 수출 선적이 집중됐다. 최근 미국 등 주요국의 보호무역 조치, 지속적인 환율 하락 등도 영향을 끼쳤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수출 품목별로 보면 석유제품(53.6%) 반도체(37.0%) 컴퓨터(23.5%) 일반기계(13.1%) 석유화학(11.7%) 등이 증가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은 97억8000만달러로, 역대 2위 실적을 기록하며 전체 수출의 19.5%를 차지했다. 철강(-7.4%) 자동차(-8.6%) 디스플레이(-16.2%) 가전(-20.1%) 무선통신기기(-40.7%) 선박(-75.0%) 등 6개 품목의 수출은 감소했다. 자동차는 최대 시장인 미국의 판매 부진, 디스플레이는 중국의 생산 확대에 따른 단가 하락이 원인으로 꼽혔다.

지역별로는 중국(23.0%) 일본(17.8%) 독립국가연합(13.7%) 중동(10.3%) 등으로의 수출이 늘었으나 미국(-1.8%) 중남미(-2.5%) 베트남(-17.6%) 유럽연합(-21.2%) 등에서 감소했다.

산업부는 당분간 수출 부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말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시작한 수출보험료 할인이 대표적이다. 선진국에 수출할 때 적용하는 보험료 할인율을 종전 25%에서 35%로 확대하고 베트남 브라질 등 신흥국에 수출할 때도 할인율(10%)을 적용하고 있다. 김영삼 무역투자실장은 “부가가치가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시장을 다변화하는 등 수출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