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을 끼고 대형 복합 상업시설과 오피스텔·아파트가 함께 들어서는 복합단지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서울지하철 5호선 오목교역과 연결된 곳에 현대백화점과 함께 들어선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오피스텔 ‘목동 하이페리온’, 서울지하철 2·7호선 건대입구역과 접한 곳에 롯데백화점, 이마트와 함께 조성된 주상복합 단지 ‘스타시티’ 등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이후 주요 신도시 역세권에 꾸준히 대형 주거복합단지가 조성되고 있다. 신도시에 조성되는 복합단지는 서울 강남이나 강북 업무지역으로 출퇴근하기 좋은 데다 단지 안에서 쇼핑 취미생활 등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어 실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

신도시로 확산되는 복합단지

현대건설은 경기 고양시 고양삼송지구 상업9블록에서 상업시설과 아파텔(아파트형 오피스텔)로 구성된 복합단지 ‘힐스테이트 삼송역’을 25일부터 분양할 예정이다. 아파텔 전용면적 65~84㎡, 총 976실 중 969실을 일반분양한다. 지하철 3호선 삼송역 1·2번 출구 앞에 조성되는 초역세권 단지다. 단지 안에 다양한 주민편의시설과 여가시설을 갖춘다. 연면적 36만900여㎡ 규모의 초대형 복합쇼핑몰인 신세계쇼핑몰이 도보 5분 거리다. 삼송역 3호선은 종로, 을지로, 고속터미널 등 서울 도심 및 강남을 잇는 노선으로 선호도가 높은 우량 역세권이다.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에 따라 신분당선 연장선도 들어설 예정이다.

인천지하철 1호선 인천대입구역에는 롯데자산개발이 복합단지를 공급 중이다. 백화점 호텔 대형마트 멀티플렉스 극장 등 상업시설인 ‘송도 롯데몰’과 주거형 오피스텔 2040실로 구성되는 ‘롯데몰 송도 캐슬파크’다. 주거시설 최저층은 7층부터 시작해 거의 모든 가구에서 송도센트럴파크나 인천대교, 바다 등을 내려다볼 수 있으며, 지상 6층에 옥상정원과 주민공동시설이 들어선다.

앞서 신도시에서 공급된 복합단지 몸값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 최근 입주를 시작한 판교역 ‘알파돔시티’가 대표적이다. 이곳에서 분양된 아파트엔 웃돈이 최고 3억원 이상 붙어 있다. 주거 업무 판매 문화 숙박 등의 기능이 한데 모여 있는 수도권 남부 최대 복합단지란 장점을 실수요자들이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교통 요지여서 구매력이 있는 분당·판교·용인 거주자들이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 ‘랜드마크’로 뜬 복합단지

복합단지가 신도시로 확산된 것은 과거 서울 도심에 대규모 상업시설과 함께 조성된 역세권 주거단지가 큰 성공을 거뒀기 때문이다. 초고층 주거시설, 백화점, 멀티플렉스 영화관, 업무시설 등으로 구성된 목동 하이페리온은 목동을 강남권 못지않은 인기 주거지역으로 업그레이드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많은 전문가들이 이곳을 현대식 역세권 주거복합단지의 시초로 꼽는다.

2000년대 초반 지하철 5호선 오목교역 인근에 들어선 이 단지의 영향으로 주변에 트라펠리스, 동양파라곤 등 고급 주상복합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일대가 목동 안에서도 최고 인기 주거·학군지역으로 탈바꿈했다. 목동 현대백화점과 CGV 극장 등이 들어선 오목교역 주변은 지역 중심상업지역으로 각광받고 있다.

2호선 건대입구역 앞 자양동 ‘스타시티’는 ‘강북의 타워팰리스’로 불리며 일대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주상복합아파트뿐만 아니라 백화점과 마트 등으로 구성된 상업시설을 갖춘 게 장점이다. 고급 유통시설이 없어 잠실·삼성동 등으로 몰렸던 지역 수요를 흡수하면서 단지 인지도가 높아졌다.

서울지하철 2·6호선 합정역 인근에 들어선 복합단지 ‘메세나폴리스’는 최근 강북에서 가장 주목받는 곳 중 하나다. 주변에 자리 잡은 연예 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의 영향으로 연예인들이 입주하면서 방송에도 자주 등장한다.

분양 초기에는 부동산시장 불황의 영향으로 미분양 주택이 많았지만, 입주와 함께 개장한 상업시설이 흥행하면서 최근 대부분의 미분양 물량이 팔려나갔다. GS건설은 상업시설 활성화를 위해 일본 부동산 개발 업체인 모리사(社)와 제휴하기도 했다. 안민석 FR인베스트먼트 연구원은 “메세나폴리스몰은 국내에서 가장 활발하게 확장되는 홍대~상수·합정동 일대 상권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