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이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2월 청년(15~29세)실업률은 12.5%로 치솟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청년 취업자가 전년 동월보다 1만8000명 증가했지만, 실업자는 7만6000명이나 급증했다. 16년 만의 최고치인 지난 1월 실업률(9.5%)보다도 높다. 취업시즌이던 지난해 10월(7.4%)에 비하면 실업률이 5%포인트 넘게 급증했다. 2월이 졸업시즌이라는 계절적 특수성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청년 취업사정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말 그대로 ‘고용절벽’이다.

그렇지만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정치권이나 정부나 다 마찬가지다. 정치권은 국회를 통한 노동개혁이 사실상 물 건너갔지만 무대책이다. 새누리당조차 기껏 내놓은 일자리 대책이란 게 U턴 기업 확대다. 해외로 나간 기업들이 국내의 이중삼중 규제를 꺼려 돌아올 생각이 없는데 무슨 일자리를 만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심지어 야당은 미취업 청년들에게 수당을 주는 것이 대책이다. 일자리가 없어 애를 태우는 청년들을 두 번 울릴 판이다. 정부도 헛손질이다. 민간 취업을 지원하겠다며 연간 3조원 가까운 돈을 들여 65개나 되는 소위 ‘직접 일자리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정작 취업률은 4.1%에 불과하다는 한경 보도다. 사회봉사·복지형, 경기대응형, 사회서비스형, 공공업무지원형 등은 아예 1~2%대다. 정부 스스로 일자리 사업의 효과가 저조하다고 평가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청년이 원하는 일자리는 정부가 아니라 기업이 만든다. 그렇지만 일자리가 나올 데가 다 막혀 있다. 기업 투자는 신규 순환출자 금지, 중소기업 적합업종, 대형마트 규제 등으로 꽁꽁 묶여 있다. 여기에 노동시장은 대기업 정규직 기득권에 갇혀버렸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갈수록 확대된다. 장기 근속자의 자녀를 고용 세습해야 하는 판에 청년 일자리가 어떻게 나오겠나. 기업 투자를 다 막아놓으니 일자리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 청년실업률이 다락같이 올라가는 데엔 이유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