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은 영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의 휴대폰 광고가 런던 아이맥스시네마 외벽을 가득 채운 모습.
국내 기업들은 영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의 휴대폰 광고가 런던 아이맥스시네마 외벽을 가득 채운 모습.
영국 런던의 쇼핑과 문화의 중심지인 옥스퍼드 서커스. 2012년 7월25일 이곳에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비비고(Bibigo)가 문을 열었다. 런던은 물론 유럽을 통틀어 한국의 외식 브랜드가 처음 진출한 순간이다. 비비고는 86석 규모의 매장을 갖추고 다양한 신메뉴를 개발하는 한편 가수 싸이를 내세운 홍보 전략을 구사하며 런던 시장을 적극 공략했다.

비비고 런던점은 2013년에 이어 지난해, 올해까지 3년 연속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레스토랑 평가서 ‘미슐랭가이드’에 이름을 올리는 쾌거를 거뒀다.

영국은 한국 기업들에 유럽 시장의 관문처럼 여겨지는 국가다. 영국은 지역 거점으로서 유리할 뿐 아니라 △경쟁력 높은 법인세율 △유연성 높은 노동시장 △풍부한 고급 인력 △선도적인 글로벌 금융센터 등의 강점을 갖추고 있어 유럽을 포함한 세계 시장을 목표로 하는 한국 기업에 이상적인 투자처로 꼽힌다.

혜택 많은 유럽의 교두보 런던

"유럽 교두보를 공략하라"…런던서 한국 기업들 성가 '쑥쑥'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영국에 진출한 국내 법인은 299개, 투자금액으로는 94억1495만달러(약 10조6000억원)에 이른다. 영국은 현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외국기업들에 32억파운드(약 5조6000억원) 규모의 지역성장기금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 기업 중 롯데케미칼과 자동차 부품업체 DTR VMS 등이 900만파운드가량의 혜택을 제공받았다.

잉크테크도 영국에 진출해 성공한 사례로 거론되는 한국 기업 중 하나다. 2006년 영국 LFP 프로덕츠사 인수로 시작한 잉크테크 영국법인은 매년 꾸준한 매출 신장을 기록하며 성장하고 있다. 잉크테크는 산업용 대형 프린터와 사무용 잉크 기술력 부문에서 인정받으며 유럽의 프린팅 시장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특히 올해 2월 영국 옥스퍼드 위트니에서 열린 신제품 설명회 행사에는 영국 총리이자 이 지역의 국회의원이기도 한 데이비드 캐머런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잉크테크 영국법인도 이곳에 위치하고 있다.

브랜드 위상 높여가는 전자업계

국내 대기업들의 진출 성과도 괄목할 만하다. LG전자는 영국에서 OLED TV, 슈퍼 울트라HD TV를 앞세워 프리미엄TV 시장에서 지배력을 높여나가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유럽지역 OLED TV 로드쇼를 영국에서 시작해 성공리에 마쳤다. LG전자는 반 고흐, 폴 고갱, 앙리 마티스 등 세계적 예술 거장들의 작품을 미디어아트로 구성해 OLED TV의 압도적인 화질을 통해 마치 갤러리에 실제로 있는 듯한 생동감을 전했다. LG전자는 이번 행사를 통해 영국 소비자들에게 LG OLED TV의 완벽한 블랙, 우수한 색 재현력, 초슬림 디자인 등을 직접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또 영국 유명 백화점인 해러즈백화점에서는 화질, 기술력을 고객들이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105인치 울트라HD TV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유동인구가 연간 6000만명이 넘는 런던 최고 번화가 피카디리 광장에서는 2007년부터 LG전광판이 사용되고 있다.

1984년 영국에 판매법인을 설립한 삼성전자는 SUHD TV, 셰프 컬렉션 등 프리미엄 가전제품을 비롯해 갤럭시S 스마트폰 등을 내세우며 최고 브랜드 위상을 이어가고 있다. 2012년에는 대형 전자제품 제조사로 처음으로 TV/AV 제품이 영국 왕실의 ‘퀸 로열 워런트(Queen Royal Warrant)’를 획득했다.

국내 기업이 진출한 분야는 제조업을 비롯해 건설업, 금융·보험업 등으로 다양하다. 현대건설, 대한항공, 국민은행, 한국타이어 등이 영국을 무대로 시장을 넓혀나가고 있는 주요 업체들이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