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자동차를 몰고 교회에 가던 엘리자베스 2세(89) 영국 여왕이 보행자를 피하려고 잔디밭을 침범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성급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여왕은 지난 19일 교회에 가기 위해 직접 자동차를 몰고 윈저대공원을 지나가다가 자녀 두 명을 데리고 앞서 걷는 일반인 부부를 만났다.

여왕은 경적을 울리거나 이들이 옆으로 피하기를 기다리지 않고 도로가 아닌 잔디밭으로 차를 몰았고 부부에게 손을 흔든 뒤 가던 길을 계속 갔다.

아내인 스칼렛 빈센트는 일간지 데일리미러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차가 다가오는 것을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여왕은 길옆으로 지나가야만 했다"며 "여왕인 것을 알았을 때 말문이 막힐 정도로 놀랐다"고 말했다.

인디펜던트는 여왕이 이번 사건으로 남편 필립공이 보여준 성급한 성격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필립공은 지난주 참전용사와의 행사에서 사진기자에게 "그저 '망할' 사진이나 찍어"라고 말하는 결례를 범했다.

여왕은 최근 가족과 함께 왕궁 정원에서 놀다 어머니를 따라 나치식 경례를 하는 소녀 시절 영상이 공개돼 곤경에 빠진 상태다.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trum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