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전 지속에 식량·물 공급 끊겨…UN "가장 처참한 상황"

시리아 정부군에 포위돼 2년간 굶주림에 시달려온 다마스쿠스 인근 야르무크의 팔레스타인 난민촌이 이번엔 이슬람국가(IS)의 공격으로 한층 처참한 지경에 내몰렸다.

6일(현지시간) AP통신과 BBC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일 난민촌을 급습, 공세를 강화하고있는 IS와 야르무크 난민촌을 통제해온 팔레스타인 무장반군 아크나프 베이트 알마크디스간의 교전이 계속되면서 난민들에게 식량과 물 공급이 끊겼다.

의약품과 생필품도 거의 없는 형편에 시가전이 벌어지고 시리아 정부군의 공격으로 보이는 통폭탄이 떨어지면서 난민들은 집 안에 발이 묶여 공포에 떠는 것으로 전해졌다.

IS는 현재 야르무크 난민촌의 90%를 장악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마스쿠스에 인접한 전략적 위치로 인해 2년간 정부군에 포위돼 기아와 질병에 시달려온 야르무크 난민들로서는 IS의 공세로 더욱 상황이 악화된 것이다.

야르무크 난민촌에는 1만8천 명 정도가 거주하고 있으며 어린이들도 상당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야르무크 난민촌을 지원해온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는 현재 식량을 보내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크리스 군네스 UNRWA 대변인은 "야르무크에 먹을 것도, 마실 물도 없다는 뜻이다.

의약품도 거의 없다"면서 "현장의 상황은 비인간적 상태마저 넘어섰다"고 전했다.

그는 "원래도 상황이 나빴는데 교전이 시작되면서 사태가 더욱 악화됐다"면서 난민촌에서 민간인들을 대피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피에르 크레엔뷜 UNRWA 대표도 지금이 가장 처참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6일 야르무크 난민촌 사태 해결을 위한 긴급회의를 연다.

크레엔뷜 대표가 화상전화로 야르무크의 참상을 보고한다.

안보리 의장국인 요르단의 디나 카와르 유엔 주재 대사는 인도적 지원을 위한 접근 통로 확보와 함께 민간인 보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야르무크 난민촌은 1948년 이스라엘과 아랍 전쟁 때 시리아로 피신한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건설했으며 시리아 내전 발발 전에는 15만 명이 거주했다.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na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