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하나 두고…초등학생수 2배 차이 왜?
직선거리로 400m 떨어져 있지만 학급당 학생이 1.5배, 학년당 학생 수로는 2배 이상 차이 나는 두 초등학교가 있어 화제다.

서울 강남구 도성초등학교(역삼2동)와 도곡초등학교(대치4동) 얘기다. 2008년부터 역삼2동에 고급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도성초 입학 대상자가 늘어난 게 학생 수 차이의 주된 이유지만 주소를 옮겨서라도 환경이 좋은 도성초에 자녀를 보내려는 일부 학부모 때문에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올해 신입생만 해도 도성초가 학급당 36명으로 도곡초(23명)보다 13명이나 많다. 2~5학년의 학급당 학생 수 차이도 비슷하다. 자녀가 도성초 3학년에 재학 중이라는 김모씨(39)는 “도성초에 아이들이 몰린 것은 주소를 역삼2동으로 옮긴 학생이 적지 않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부유한 집 자녀가 많이 배정되는 도성초에 보내고 싶은 게 이 동네 학부모의 바람”이라며 “주소지와 거주지가 다른 학생이 학급당 5명이 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른 학부모는 “인맥이 중요한 한국 사회에서 초등학교 때부터 어떤 친구를 사귀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부 학부모가 위장전입을 ‘감행’하는 이유는 두 초등학교 주변의 환경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도성초 주변엔 ‘SK 뷰’ ‘동부 센트레빌’ ‘삼성 래미안’ 등 고급 아파트가 들어서 있는 반면 도곡초는 저층 빌라와 상점들로 둘러싸여 있다. 대치동에서 공인중개소를 운영하는 나두찬 씨(72)는 “생활 수준이 달라서 그런지 몰라도 두 지역의 전셋값 차이가 두 배 정도 난다”고 말했다.

박재민 기자 induetim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