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 수배전단 인물 아닌 것으로 밝혀져
"애꿎은 생사람 잡을 뻔"…부실수사 논란

전주시내 백화점 폭파협박 범인이 애초 경찰이 공개한 수배전단의 인물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 경찰의 부실한 초동수사가 도마 위에 올랐다.

전주 완산경찰서는 13일 새벽 전주시 중화산동 백모(45)씨의 원룸 앞에서 이번 사건의 진범인 백씨를 붙잡아 범행 일부를 자백받고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공범 여부 등을 캐고 있다.

그러나 경찰에 잡힌 범인은 경찰이 사건 발생 다음날(8일) 공개수배한 인물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도 이날 브리핑에서 "어제(12일) 최종 확인을 했는데 수배전단 인물은 범인이 아닌 일반인이었다"라고 해명했다.

사건 당시 이 남자가 현장 부근에 있었던 점을 감안, 공범 여부를 끝까지 조사했지만 결국 이번 범죄와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결국, 경찰이 일주일간 애먼 사람을 용의자로 지목하고 전국적으로 공개수배를 한 셈이다.

사건 당일(7일) 전주시 효자공원에서 경찰의 동영상카메라에 찍힌 50대가량의 이 남자(몽타주 사진 인물)는 설 명절을 앞두고 미리 산소를 찾은 것으로 드러났다.

차례를 끝내고 집으로 가려고 공원 내 도로를 걸어 내려오던 중이었다.

직전 공원 안에 있던 모닝 승용차의 폭발에 허둥대던 경찰은 검정 점퍼 차림에 휴대전화와 연결된 유선 리시버를 사용하던 이 남자를 용의자로 보고, 다음날 수배전단을 전국에 살포했던 것.
이후 일주일간 경찰로부터 용의자로 내몰린 이 남자는 어제(12일)서야 백씨가 유력한 진범으로 지목되면서 '용의자'란 누명을 벗을 수 있었다는 후문.
경찰은 "그 당시는 상황이 급해 현장에 있던 사람 중 거동 수상자를 용의 선상에 올려 수사하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그 남자는 모자를 깊숙이 쓰고 유선 리시버 등을 귀에 꽂는 등 미심쩍은 행동을 해 용의자로 지목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결국은 이 남자에 대한 인권침해 소지 논란과 함께 경찰의 초동수사 미흡에 대한 비난을 면키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주연합뉴스) 임 청 기자 lc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