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이 1000억달러(약 135조원) 이상인 ‘슈퍼 리치’들이 전 세계 15명으로 집계됐다. 동일 시점 기준 역대 최다 인원이다. 그칠 줄 모르는 인공지능(AI) 붐과 함께 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 주가가 강세를 보인 영향이 컸다. 전 세계적인 명품 수요 둔화에도 글로벌 명품 기업을 이끄는 부호들의 자산도 큰 폭으로 늘어났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억만장자지수에 따르면 1000억달러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전 세계 부호들의 총자산은 2조2000억달러(약 2980조원)로 집계됐다. 이들의 자산 총합은 올해 들어서만 13% 불어났다. 전 세계 500대 부호 자산의 4분의 1 수준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올해 인플레이션과 주식 시장 상승률을 크게 웃도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로레알 창업자 손녀 프랑수아즈 베탕쿠르 메이예./ 연합뉴스
로레알 창업자 손녀 프랑수아즈 베탕쿠르 메이예./ 연합뉴스
‘자산 1000억달러 클럽’ 회원이 동시에 15명으로 집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5개월 새 새로 명단에 이름을 올린 부호는 로레알 창업자의 손녀 프랑수아즈 베탕쿠르 메이예(70), 마이클 델 델 테크놀로지스 회장(59), 멕시코 통신 재벌인 카를로스 슬림 그루포 카르소 회장(84) 등 총 세 명이었다.

베탕쿠르 메이예는 로레알 주가가 최고가를 찍은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1000억달러 클럽에 가입했다. 순자산 1010억달러(약 137조원)로 1000억달러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최초의 여성의 자리에 올랐다. 델 회장의 경우 최근 AI 관련 장비 수요 폭증과 함께 델테크놀로지스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자산이 1130억달러(약 153조원)를 기록했다. 1060억달러(약 144조원)를 보유한 슬림 회장은 중남미에서 최고 부호 자리에 올랐다. 멕시코 페소화 가치가 오른데다가 회사 주가가 크게 오르며 지난해에만 순자산이 280억달러 불어났다.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6일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 만찬에 참석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6일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 만찬에 참석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전 세계 1위 부호는 2220억달러(약 297조원)의 순자산을 보유한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회장이었다. 아르노 회장의 재산은 전년 대비 136억달러 늘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60)가 순자산 2080억(약 282조원)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 말 1위에 올랐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순자산 1870억달러(약 253조원)로 3위를 차지했다. 올해 들어서 머스크 CEO의 자산은 400억달러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자산 규모가 크게 줄었다가 다시 1000억달러 클럽에 가입한 부호도 있다. 인도 아다니 그룹의 가우탐 아다니 회장(61)은 최근 주력 계열사인 아다니 엔터프라이즈 주가가 크게 오르며 다시 1000억달러 자산 규모를 회복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