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협이 임박해 보였던 미국의 ‘재정절벽’ 협상이 다시 난관에 부닥쳤다. 연소득 100만달러 미만 가구에 대한 세제 감면 혜택을 우선 연장하는 공화당의 이른바 ‘플랜B’에 대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자신에 대한 반감 때문에 공화당이 완강하게 버티면서 협상을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들(공화당)이 나에게 ‘예스’라고 말하기 매우 어려워하는 것 같다. 알다시피 이들은 어떤 면에서 나를 배제하려고만 한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전날 재정절벽을 피하기 위해 우선 100만달러 이상의 고소득 가구에 대해서만 세금 감면 조치를 종료하는 법안을 표결에 부치고 다른 현안은 오바마와 협상을 계속하는 ‘플랜B’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그러나 베이너가 제시한 방안은 부유층에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이며 재정적자를 줄이기에도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오바마는 연소득 40만달러 이상 가구는 세금을 더 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댄 파이퍼 백악관 공보국장은 성명에서 “법안이 통과되면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오바마와 베이너는 세 차례 회동을 통해 핵심 쟁점에서 양보해 합의가 눈앞에 이르는 듯했다. 오바마는 노인층 의료복지 삭감에 동의했고, 베이너도 오바마의 부자증세를 일정 부분 수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베이너가 갑자기 ‘투 트랙’ 전략을 내놓으면서 타결 전망이 다시 불투명해지고 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