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체트병’, 면역성 높이는 한방치료 ‘효과적’
베체트병은 전 세계적으로 발병하지만 지역적인 특징을 가진다. 지중해 연안과 중동 및 극동지역에서 높은 발병률을 보인다. 중동 국가와 우리나라는 인구 1만명당 1명꼴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구미지역에서는 10만명당 5명꼴로 발병한다.

베체트병은 이상 과민반응 검사 외에는 특별한 검사법이 없다. 따라서 과거 병력을 포함해 임상 증상에 의존해 진단할 수 밖에 없다. 증상이 매우 다양하고 병의 완화와 재발이 반복되기 때문에 진단에 어려움이 따른다.

◆베체트병, 어떻게 판별하나

국제베체트병연구위원회는 1990년부터 기본 증상인 구강궤양 외에 외음부 궤양, 눈의 염증, 피부 증상, 이상과민반응검사(양상 진단시) 가운데 두 가지 이상 동반됐을 경우 베체트병으로 진단하고 있다.

베체트병은 특히 장 질환을 동반하는 궤양성 대장염이나 크론병 등 ‘유사 베체트병’과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오진 가능성이 높다. 전문의가 함께 진찰하고 포괄적으로 관리하는 형태의 진료를 통해 비슷한 질환을 감별해내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이유다.

베체트병은 여러가지 치료법이 시도되고 있지만 아직 만족할만한 치료법이 없는 상태다. 피부와 구강 궤양은 약한 항염증제를 사용, 비교적 좋은 치료효과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눈이나 장 등에 궤양 증상이 침범했을 경우에는 치료가 상당히 까다롭다. 면역억제제를 주로 사용하나 장기 복용하면 다른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한방적 치료

최찬흠 이지스한의원 원장은 “입이나 위장, 자궁 등에 궤양이 발생하는 베체트병의 경우 양방에서는 ‘면역기능 저하’로 추정하지만 명확한 원인 규명이나 치료법은 밝혀지지 않았다”며 “최근에는 단일약제 투여보다 부작용을 줄이면서 면역성을 높여나가는 한방적 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최 원장은 “한방에서 베체트병은 정상 기능을 상실한 면역세포들이 혈관에 염증을 발생시키는 질환으로, 심장에 열이 뭉쳐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면서 “불필요하게 발생한 화열과 습기를 제거하고 화열로 인해 손상된 골수와 진액을 보충하는 한편 뜸, 침, 면역탕약 등을 통해 몸의 순환을 돕는 과정으로 치료가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한방에서는 베체트병의 원인이 되는 문제들을 원인부터 진단하고 치료함으로써, 치료를 종료한 이후에도 성실한 건강관리 만으로 질병이 재발되지 않은 상태에 이르도록 한다.

최 원장은 “베체트병은 올바른 치료와 환자의 생활관리로 면역력을 정상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당장 완치하기는 쉽지 않지만 원인이 되는 문제들을 진단하고 근본 치료를 꾸준히 받는다면 시간이 경과할수록 병의 발생 빈도가 점점 감소하기 때문에 환자의 바람직한 건강관리 만으로 질병이 재발되지 않는 상태에 이르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베체트병’, 면역성 높이는 한방치료 ‘효과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