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이틀 동안 내린 400㎜ 이상의 폭우로 서울에서만 13명이 숨지거나 실종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에서 물난리로 두 자릿수의 사망ㆍ실종자가 발생한 것은 2001년 7월 이후 10년 만이다.

27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현재 이번 집중호우로 서울에서 9명이 숨지고 4명이 실종됐다. 이날 오전 9시께 서초구 우면동 우면산에서 산사태가 나 인근 전원마을과 형촌마을 등지에서 모두 9명이 사망하고 1명은 생사가 확인되지 않았다. 또 집중호우가 시작된 전날 오후 5시를 전후로 은평구 불광천 등 시내 하천의 물이 급격히 불어나면서 3명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상태다.

현재 우면동 송동마을 등지에서 주택과 비닐하우스 등이 토사에 매몰돼 있고 시간당 100㎜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서초구와 관악구를 중심으로 산사태가 났다는 신고가 잇따라 접수되고 있어 인명피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1990년 이후 서울에서 10명이 넘는 인명 피해를 낸 물난리는 이번이 네번째다. 가장 가깝게는 2001년 7월14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에 310㎜의 폭우가 쏟아져 40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1998년에는 8월 7~8일 378㎜가 내려 19명이 숨지거나 행방을 감췄고 1990년 9월9일부터 사흘 동안 쏟아진 폭우로 38명의 인명피해가 났다.

이번 집중호우로 큰 피해가 난 것은 400㎜가 넘는 많은 강수량은 물론 100년에 한 번 나올까말까한 폭우가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쏟아졌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6~9시 관악구에는 202㎜의 비가 퍼부었고 같은 시간 서초구와 강남구도 각각 161㎜, 142㎜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특히 관악구에는 오전 7시31분부터 1시간 동안 110.5㎜가 쏟아졌다.

기상관측 이래 서울에서 시간당 100㎜가 넘는 폭우는 1942년 8월5일과 1964년 9월13일 단 두차례 밖에 없었다. 이번 집중호우로 인한 인명피해는 대부분 산사태 등 붕괴사고 때문이다. 올해 장마가 기록적인 양의 비를 뿌려 지반이 약해진 상태에서 짧은 시간 장대비가 퍼부으면서 흙더미가 쏟아져내리는 사고가 곳곳에서 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는 “오늘 오전 일부 지역에 내린 비는 지난해 9월 강서지역을 강타한 집중호우보다 강도가 훨씬 센 100년 빈도에 해당하는 폭우였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