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 인정한 유럽업체와 플랜트 수출 조율에 나서
미생물을 활용해 음식물쓰레기 축산분뇨로 전기와 열 생산


대우건설이 자체기술로 개발한 바이오가스 발전설비를 유럽시장에 수출할 전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바이오가스 발전설비의 기술력을 인정한 유럽연합(EU)소속 국가의 한 업체와 플랜트 수출을 조율 중으로 계약을 앞두고 있다.

이 업체는 이미 바이오가스 발전시설을 상용화하고 있는 유럽연합 소속 다른 국가를 제치고 대우건설과 막바지 상담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출계약이 이뤄지면 국내 신재생 에너지기술도 선진국에 역수출되는 드문 사례로 꼽힐 전망이다.
대우건설의 바이오가스 발전설비는 음식물쓰레기, 축산분뇨, 하수슬러지 등을 대용량 탱크 안에 모은 뒤 미생물 반응처리를 통해 메탄가스를 발생시켜 메탄가스를 에너지원으로 전기와 온수를 생산하는 것이다.

대우건설은 2000년초부터 부설 기술연구원을 중심으로 바이오가스 발전설비 기술개발에 나서 화학회사, 유가공회사 및 축산단지에 설비를 공급해왔다.

특히 지난 9월 전라남도와 2012년까지 1000억원 규모의 ‘축산분뇨를 이용한 바이오가스 열병합 발전시설 건립에 대한 투자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이달에는 충남 아산시 실옥동에 하루 100톤 처리규모의 ‘통합형 고효율 바이오가스 발전시설’을 준공했다.

▶미생물이 메탄가스를 발생시키도록 35도 유지

음식물쓰레기, 축산분뇨, 하수슬러지에서 전기와 온수를 생산하는 대우건설의 바이오가스 발전설비는 ‘산소가 없는 조건에서 존재하는 미생물’을 활용하는 게 구동원리다.

대우건설 아산 바이오가스 발전설비 근처에는 분뇨처리장 및 축산분뇨처리장이 있다. 지하 관을 통해 분뇨 및 축산분뇨를 대우건설의 발전설비 가운데 하나인 대용량 탱크로 보낸다.

모아진 분뇨 및 축산분뇨 가운데 분리기를 통해 퇴비용도로 일부 걸러내고 이를 산발효조라는 탱크로 보낸다. 분뇨 및 축산분뇨는 미생물을 자라게 하는 양분으로 쓰인다.

산소가 없는 조건에서도 자라는 미생물이 활발히 활동할 수 있도록 산발효조 내부를 35도로 유지시켜 준다. 여기서 미생물이 중요할 역할을 하게 된다.

바로 메탄가스와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는 것이다. 단위투입량 대비 메탄가스를 75%, 이산화탄소 23%를 미생물의 작용으로 생성된다.

▶바다에 쓰레기 투기방지하는 런던협약 발효에 대안전망

대우건설의 바이오가스 발전설비는 저장조에 모아둔 메탄가스를 에너지원으로 해서 전기와 온수를 생산하는 것이다. 액화천연가스(LNG) 열병합발전소에 비유하면 LNG대신 메탄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셈이다.

대우건설의 아산 바이오가스 발전시설은 하루 최대 100톤의 혼합 유기성폐기물을 처리해 1,227㎥(1일 기준)의 메탄가스를 얻는다.

이 메탄가스를 에너지원으로 2,867kWh(75kW발전기 2대 가동)의 전력과 5,734Mcal(1일 기준)의 온수을 생산하고 있다.

그렇다고 대우건설 아산 발전설비에서 생산된 전력과 온수가 일반에 공급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하려면 별도의 설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아산 발전설비에서 생산된 전력은 인근 하수처리장의 동력원으로 공급되고 있으며 온수는 미생물 활동에 적합한 온도를 맞추는 산발효조에 활용되고 있다.

대우건설의 바이오가스 발전설비는 전력 및 온수 생산뿐 만 아니라 음식물쓰레기 및 분뇨를 비료로 만드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작년 기준으로 150만톤의 음식물 쓰레기 폐수, 275만톤의 축산폐수, 163만톤의 하수슬러지를 바다에 버렸다는 통계가 있다. 이런 유독물질은 바닷 속 플랑크톤을 오염시키고 오염된 플랑크톤을 먹은 물고기를 다시 인간이 먹을 수도 있다.

바다에 쓰레기를 버리지 말자는 국가간 약속인 런던협약에 우리나라도 1993년 가입했고 이 협약에 따라 2012년부터는 국내수역 밖에 있는 모든 해양지역에 각종 폐기물을 버리는 행위가 금지된다.

국제협약 이행 뿐 만 아니라 신재생에너지 생산차원에서 대우건설의 바이오가스 발전설비가 각광받을 전망이다. 하루 100톤 처리 능력 기준 바이오가스 발전설비 건설비용은 대략 50억원 선이다.

한경닷컴 김호영 기자 enter@hankyung.com